말라카는 우리나라 경주에 해당하는 말레이시아의 고도(古都)다.

유럽과 극동지역을 잇는 전략 해상교통로인 말라카 해협의 중간에 위치한 도시는 유럽색이 강하다.

이 해상교통 요충을 차지하려 각축을 벌였던 네덜란드,영국 등 유럽 열강의 식민잔재가 남아 있어서다.

도시는 그리 크지 않다.

북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라면 하루 버스투어를 하고서도 시간이 넉넉히 남는다.

그러나 사진작가들에게는 일주일도 모자란다.

그만큼 독특한 분위기와 볼거리가 많다는 증거다.

골프환경도 두말하면 잔소리다.

16세기 포르투갈군이 세웠던 요새의 이름을 딴 '에이파모사 골프 리조트'가 유명하다.


■ 말레이시아 10대 명문코스=에이파모사 리조트의 골프장은 27홀 규모다.

로키,크로커다일,팜 등 각 9홀의 세 코스로 조성돼 있다.

호주의 유명한 골프코스 설계자인 로스 왓슨이 디자인했다.

'골프 말레이시아'가 선정한 '최고의 리조트 코스'에도 이름을 올린 명문이다.

쉬운 듯하지만 어려운 코스는 시원한 페어웨이와 잘 정돈된 그린,초록빛이 싱그러운 야자수와 그림 같은 호수와 어우러져 라운딩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크로커다일 코스는 가장 최근 건설됐으며 거리도 가장 짧은 3154m로 워터월드 테마공원을 향해 펼쳐져 있다.

이 코스의 시그네처홀은 파4의 7번 홀이다.

악어가 살고 있는 지대로 이어진 그린을 향해 날리는 어프로치 샷의 묘미가 남다르다.

도전적인 골퍼를 위한 홀로 꼽힌다.

로키 코스는 로키산맥의 이름을 땄다.

3182m의 나인홀로 다소 긴 편이다.

클럽하우스에서부터 고속도로가 지나는 리조트의 경계선까지 외곽으로 이어지다 다시 클럽하우스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구조다.

고속도로를 왼편에 끼고 평행으로 라운딩을 진행하게 되는 파5의 4번 홀이 가장 아름다운 홀이다.

팜 코스는 이름 그대로 하늘 높이 자란 코코넛 야자나무들이 총 3125m의 페어웨이 주변에 줄지어 서 있다.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정복하기는 쉽지 않다.

파5인 4번 홀이 까다로운 편.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그린 위에 공을 얹으려면 워터 해저드를 넘겨 공을 세우는 정교한 어프로치 샷이 필요하다.

■천연 잔디 연습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골퍼들을 위한 부대시설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

200m가 넘는 천연 잔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호쾌한 드라이버 샷 감각과 아이언 샷의 짜릿한 손맛을 즐길 수 있다.

2개의 연습 그린과 벙커 연습장에서는 초특급 훈련으로 짧은 기간 최대의 기량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드라이빙 레인지와 쇼트게임 연습장은 라이트 시설을 갖추고 있어 라운드 뒤 밤 늦게까지 연습할 수 있다.

■가족여행으로도 안성맞춤=에이파모사 골프리조트는 대규모 종합리조트다.

골프장이 딸린 용인 에버랜드를 연상하면 된다.

7층 건물 높이의 워터 슬라이드가 있는 워터파크,50여 종의 야생 동물이 살고 있는 사파리 월드,카우보이 타운 등의 부대시설이 있어 가족 모두가 즐기기 알맞다.

특히 테마파크인 카우보이 타운에서는 매일 밤 낙타,코끼리 등의 동물과 전통무용단 퍼레이드가 화려하게 펼쳐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릴 만점의 경비행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승마,사격과 서바이벌 게임,산악자전거(MTB) 등 신나는 레저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