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올해 주식 투자 비중을 당초 계획과는 달리 늘리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운용자산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채권 비중을 낮추고 국내와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높여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로 했으나,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감안해 주식 투자 확대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오성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20일 "당초 국민연금기금 자산배분안에 따라 현재 운용자산의 13.5%인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올해 17%로 늘리기로 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오히려 12%까지 낮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 본부장은 "미국이 최근 금융위기에 대해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문제가 단시일에 해결되진 않을 것 같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이어 카드 학자금대출 등으로 문제가 확산되고 있어 회복되려면 이르면 2년,어려우면 5년까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투자도 유보적인 입장이다.

곽대환 해외투자실장은 "올해 해외 부문에 대해선 방어적으로 대처할 생각"이라며 "주식 투자 자체를 줄일 수도 있지만 다른 대체투자를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운용자산의 주식 비중을 2012년에는 30%까지 확대하기로 했었다.

이를 위해 올해는 △국내 채권 66.4% △국내 주식 17% △해외 채권 6.9% △해외 주식 6.8% △대체투자 2.9% 등의 순으로 투자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2012년까지 주식 및 대체투자 등의 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은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해 연내 운용직을 20명 추가 고용하는 등 시장 분석 및 외부 위탁 모니터링 관련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한국석유공사와 삼성물산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지난 1월 매입한 멕시코만 생산유전에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다음 달 열리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의 해외 자원 개발 투자원칙을 확정한 뒤 바로 석유공사와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며 "전체 지분의 20%를 석유공사로부터 2000억원에 매입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유전은 석유공사·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미국 테일러에너지사로부터 지분 100%를 사들인 곳이다.

석유공사가 80%,삼성물산이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임상택/류시훈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