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올해 안에 산업은행을 자회사들과 묶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내년부터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산업은행-우리금융지주-기업은행을 통합해 '초대형 금융지주회사(메가뱅크)'를 설립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어서 최종안이 어떻게 결정날지 주목된다.

정부는 두 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각각 검토.분석해 다음 달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전 위원장은 20일 서울 반포동 금융위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을 민영화가 가능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매각 대금으로 새로운 정책금융 전담기관인 KIF(Korea Investment Fund)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대로다.

재정부는 그러나 초대형 금융지주회사 설립 방안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공기업 민영화 계획은 재정부 장관이 수립하게 돼 있다"며 "추가 검토와 논의를 통해 우리 현실에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도 산은-우리금융-기은 통합안에 대해 "'물 건너 갔다'는 표현보다는 마지막까지 더 나은 대안이 있는지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전 위원장은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 기업들의 지분을 가능하면 빨리 매각하겠다"며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보다는 이미 준비돼 있고 매각에 문제가 없는 대우조선해양부터 (시장 상황을 보면서)당장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산은을 민영화할 경우 기존 외화조달 창구 역할과 기업 구조조정.회생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