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법제처장은 20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논리로 집권했지만 한나라당 논리로만 통치할 수 없으며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여당의 참여정부 때 임명된 공공기관장에 대한 사퇴 요구와 관련，"기관장 임기제 보장의 취지가 있고 법리와 현실 사이에 상충되는 문제인데 지금이야말로 헌법정신에 입각한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처장의 발언은 새 정부의 방침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처장은 이어 '말 위에서 나라를 얻었다고 해서 말 위에서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는 중국 역사서 사기 육가전의 고사를 인용，"어떤 논리로 집권했다고 해도 그 논리가 계속될 수는 없다"며 "송태조 조광윤은 무력으로 집권했지만 문치주의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도 '노사모'의 논리로 집권했고，그 논리로 계속 가다 국민과 멀어졌다"며 "우리 사회에 좌우 논쟁도 필요하지만 통합이라는 합의점이 있어야 하고 그 판단 기준은 헌법 원칙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