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하는 개인들이 금융지식을 확보하는 일은 중요하지만,실제 이를 습득하는 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슈퍼 리치들은 금융지식으로 단단히 무장된 집사형 재테크 전문가들을 개인적으로 고용해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고객인 여러 부자들의 돈을 모아 관리하는 금융회사들의 일반적인 프라이빗뱅킹(PB)과 달리 단 한명에게 집중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한다는 점이 집사형 재테크 전문가들의 특징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런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미국에서만 3000∼5000명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사형 재테크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슈퍼 리치들이 늘면서 이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매년 20%씩 연봉이 올라 연간 300만달러 이상을 받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처럼 집사형 재테크 전문가를 곁에 두기 위해선 엄청한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특정 목적을 위해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 관리하는 사모펀드나 헤지펀드형 '계' 모임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까지 선진국처럼 헤지펀드가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강남의 복부인을 중심으로 계 모임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강남지역에서 퍼지고 있는 사모펀드나 헤지펀드형 계 모임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일반 공모펀드와 달리 계원이 최대 30명을 넘지 않는다.

계원을 모집하기 위해 공개적인 설명회도 열지 않는다.

계원들 사이에서만 투자 정보가 은밀하게 거래되고,모임 때 전문가를 초청해 자체 설명회를 갖는다.

새로운 투자트렌드의 중심에는 각 금융회사의 PB센터나 자산운용사가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는 전직 금융인이 직접 계주를 꿰차 계 모임을 주도하기도 한다.

이들 계 모임이 투자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이다.

그러나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사적 모임 자체가 아예 자금운용을 위한 소규모 헤지펀드의 성격을 띠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자금이 클수록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급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각계의 전문가를 초빙해 투자 의견을 물어볼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우리도 헤지펀드가 허용될 경우 사적인 계 모임이 세계적인 슈퍼 리치들 사이에 유행하는 집사형 자산관리방식으로 빠르게 변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겸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