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생 성추행 살해사건이 뉴스를 장식하면서 떠들썩하다.

나이와 상관없이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붐비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신체 접촉이 제일 고통스럽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은 한 뼘의 공간도 허락되지 않는 콩나물시루처럼 가슴이 짓눌리고 본의 아니게 살과 살이 닿는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가까스로 몸을 지탱하고 있는데 등 뒤에서 누군가 하체를 바짝 밀착시킨 채 비비고 지랄이다.

처음엔 지하철이 흔들려서 중심을 잡지 못해 그런 줄 알았지만 점점 더 바짝 달라붙더니 쓰다듬기까지 한다.

힐끗 째리면서 보니 머리가 희끗희끗한 걸로 봐서 과년한 딸이 있을 것 같은데,신문으로 손을 가리고 자꾸 몸을 기댄다.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자 비웃기라도 하듯 점점 더 노골적으로 몸을 압박해온다.

안전거리를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다 겨우 비집고 자리를 옮겼으나 자신의 자리가 마치 그곳이었던 것처럼 곧바로 따라와 귓속과 목덜미에 콧김을 내뿜고 있다.

자리에 앉아있던 중년 남자는 남의 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가 가방으로 가슴을 가리니 그의 시선은 이내 아랫부분으로 내리꽂혔다.

온 몸에 소름이 오싹 끼치지만 해코지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소리지를 용기도 없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내리고 나서도 기분이 더럽다.

생각 같아서는 신고 있던 하이힐로 있는 힘껏 발등을 찍어 주고 싶었고,전자 충격기라도 가지고 다닐 걸 하는 뒤늦은 후회를 해본다.

"정말 황홀해요.이 맛에 사람들이 이런 짓 하나봐요.엄청 좋았는데 중간에 아가씨가 내리는 바람에 아주 아쉽고 아까웠어요.아가씨가 내리면서 꼬나보기에 약 올리는 투로 윙크를 해 줬죠."

"저도 전철에서 남자들이 가끔 추근대는 걸 봤는데요.같은 남자지만 지나친 경우도 많지요.그런데 지하철 치한들이 왜 안 없어지는 줄 아세요? 만져도 가만히 있기 때문이에요."

요즘 추행범들은 지능적으로 논다.

한번 찐-하게 만진 다음 다시는 안 만져서 누가 그랬는지 파악이 안 되게 하고,쓰윽 만지고 지하철 문이 열림과 동시에 도망쳐 잡지도 못하게 하는 얌체들도 있다.

가해자는 무직에서 교수까지 다양한데, 피해 여성 역시 초등학생부터 주부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노인이나 노숙자들까지 가세한 데다 대낮에도 성추행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지하철 성추행은 왜 늘어날까? 그 이유는 성욕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나친 열등감을 갖고 있고,게다가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끼친 피해를 자각하거나 범죄로 느끼지 않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일명 '사이코패스' 기질을 보이는 데 있다.

최근 KBS가 수도권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40.6%가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성추행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으면 체포할 수 없다.

경찰청 지하철수사대에 의하면 떨리고 무섭더라도 112에 지금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객차 번호만 문자 메시지로 보내면 다음 역에서 거의 다 잡을 수 있다니 신고는 필수다.

그렇지만 잡혀가면 뭐 하나? 성추행 하신 분(?)들이 대부분 불구속으로 주의만 받고 풀려나고 콩밥도 안 먹이니 재미있어서 또 하고 또 하고 그러는 것이다.

도대체 그짓거리 하는 중년남자들은 누구네 남편들일까? 지독한 열등감을 가진 사람들이라지만 겉으로 봐서는 멀쩡한 사람들이니 혹시 내 남편은 아닐까 의심해봐야 한다.

집에서는 남성다움으로 포장을 하지만 속내는 열등감으로 곪아터진 남편들도 꽤 있을 것이고,집에서는 성욕을 못다 채우기 때문에 나가서마저 채우려는 게 아닌지,아내들은 모른다.

내 남편이 밖에 나가서 얼마나 신사답게 행동하는지,전철에서 어떻게 주접을 떠는지를. 아내한테 실수로도 스킨십 한번 안 해주는 남편이라면 기를 팍팍 살려 주고,바깥에 나가 샐 거 같은 얄팍한 바가지는 꼭 집에서만 새라며 아내는 비비고 더듬고 싶게 섹시하게 변장을 해 줘야 한다.

밖에 나가 대형사고 치고 9시 뉴스에 점퍼 뒤집어쓰지 않게 하려면….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www.sexeducatio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