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동에 사는 김모씨(44)는 최근 하복부에 칼로 찌르는 듯한 격심한 통증을 느꼈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 방사선 사진을 찍어보니 신장에서 방광에 이르는 요관에 크고 뾰족한 돌이 박혀있는 게 발견됐다.

병원에서는 돌이 큰 만큼 수술을 통해 빼자고 했으나 어머니도 같은 경우로 수술없이 치료받았던 일이 떠올라 당시 시술을 받았던 흑석동의 중앙대병원 요로결석센터를 찾아갔다.

이틀간 통원하며 두 차례 '체외충격파 쇄석술'을 받자 돌이 분쇄돼 소변으로 빠져나갔다.

마침 바쁜 회사업무로 병원에 입원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김씨는 가벼운 마음으로 요로결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요로결석은 신장 요관 방광 요도로 이어지는 요로계에 돌이 생기는 병이다.

갑자기 옆구리나 아랫배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실려오는 사람들의 십중팔구가 이 병이다.

직업별로는 전문직 종사자와 가정주부,연령별로는 40∼50대에 가장 흔하고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 확률이 2∼3배 높다.

신장에 생긴 '신장결석'은 대개 별다른 통증을 일으키지 않아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 반면 좁은 요관에 생긴 '요관결석'은 극심한 통증과 복통을 일으킨다.

20년 전만 해도 해당 부위를 직접 절개해 돌을 꺼냈으나 지금은 강한 전류를 흘렸을 때 발생하는 충격파를 몸 밖에서 결석이 있는 부위에 집중적으로 쏘아 돌을 깨뜨리는 충격파 쇄석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앙대병원 요로결석센터는 1987년 체외충격파 쇄석술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동안 1만3000명이 넘는 환자를 맞아 90% 이상을 완치시켰다.

이 병원 문영태 비뇨기과 교수는"이제는 체외충격파 쇄석기를 보유하지 않은 대형 병원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지만 아직도 다른 병원에서 치료하지 못한 난이도 높은 환자들을 의뢰받을 정도로 노하우가 쌓여있다"고 소개했다.

예컨대 돌이 잘 안 깨지는 경우 내시경을 이용해 1차 절단하거나 스텐트(탄성형 금속그물망) 등을 이용해 깨지기 쉬운 위치로 옮겨놓는 등의 기법을 쓴다.

문 교수는 "요로결석은 재발률이 50∼70%에 달하므로 '결석 대사장애'가 있는지 검사해 확인되면 예방 차원에서 약물치료 등을 실시해야 한다"며 "환자들은 하루 3ℓ정도의 물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