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베스트셀러 '1위의 패러다임'을 읽은 한국 기업인들이 일본을 방문해 저자에게 물었다.

"최고의 기업들은 어떻게 일류 이노베이터를 발굴하고 키웁니까?"

그러자 그는 "사자의 힘과 여우의 지략을 함께 쓰세요"라고 대답하며 13가지 혁신 사례를 들려줬다.

부동의 1위를 제치고 최고가 된 KDDI의 휴대폰 인포바,세계 최다 판매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마쓰다자동차의 스포츠카 로드스타,최고급 친환경 하이브리드자동차 도요타의 프리우스….

'씽크 이노베이션'(노나카 이쿠지로 외 지음,남상진 옮김,북스넛)에 바로 그 생생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저자는 일본 히토쓰바시대 국제기업전략 교수이자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위원.

그는 먼저 "성공하는 리더에게는 사자와 같은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직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없고 필요에 따라 '여우가 되는 일'이 중요하다"며 "국면에 따라 사자와 여우를 구분하여 활용하는 균형 감각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철학인 '천사처럼 대담하게 악마처럼 세심하게'같이 이상을 추구할 때는 대담하게 발상하고 이를 실현할 때는 세심하게 실천하라는 말이다.

마쓰다자동차의 스포츠카 로드스타를 보자.이 차는 가장 좋은 것을 찾아가는 이상 추구와 고객의 본질을 꿰뚫는 직관력이 낳은 히트작이다.

'이제 스포츠카 시대는 지났다'는 사내의 반대론을 불식시키고 소형 경량 스포츠카라면 승산이 있다는 담당 리더의 확고한 주관과 끈질긴 혁신 노력이 신생 자동차회사의 기네스북 판매 기록을 탄생시킨 것.

세계 최초의 '물로 굽는 오븐'인 샤프의 헤르시오는 전자파를 음식에 직접 쪼이지 않고 수증기로 조리함으로써 단숨에 웰빙 조리기 시장을 석권했다.

축구 불모지였던 지방 도시의 텅 빈 축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든 J리그 축구팀 알비렉스 니가타도 마찬가지.

한마디로 "트렌드 분석과 시장조사는 당신의 경쟁자도 하고 있으니 경쟁자가 못하는 것을 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실용적 혁신방안을 통해 '15가지 성공의 본질'을 깨우쳐준다.

이 가운데 특별히 인용하고 싶은 문구 네 개.'암묵적 지식을 터득하라''분석과 직관의 차이를 구별하라''대립을 부드럽게 통합하라''문제를 보지 말고 가능성을 보라'.

400쪽,1만3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