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호원 '금값' … 어린이 유괴 여파 파견요청 줄이어
초등학교 1학년생 딸을 둔 이주희씨(35ㆍ서울 방배동)는 요즘 좌불안석이다.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납치ㆍ강간ㆍ살인 등 강력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세상이 이처럼 흉흉하지만 맞벌이 주부인 이씨는 자녀를 돌볼 시간이 거의 없어 더욱 불안하다.

결국 그는 사설 경호업체에 여성 경호원 파견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성 경호원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크게 달리기 때문.덩달아 이들의 몸값이 부쩍 올라 경제적 부담도 이만저만 아니다.

경호업계에 따르면 평소 여성 경호원을 찾는 의뢰 전화는 업체당 대략 하루 1~2통으로 대부분 연예계 쪽에서 왔다.

그러나 요즘처럼 흉악 범죄가 연이어 터지면 요청 건수가 급증한다.

상당수가 맞벌이 주부들의 문의 전화다.

여성 경호원의 장점은 많다.

하루 종일 같이 있어야 하는 경호의 특성상 의뢰인이 같은 여성에게 더 편안함을 느낀다.

심지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의뢰인이 경호원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등 친구나 언니ㆍ동생 같은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급은 수요에 한참 못 미친다.

현재 여성 경호원 수는 전체 경호원의 15% 선인 50명 수준.남성 경호원의 일당(8시간 기준)은 대략 7만원대인 데 비해 여성은 이보다 2만원가량 더 받는다.

경호업체 퍼스트레이디의 고은정 대표는 "일당을 더 줘도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여성 경호원에 대한 인식과 체력적인 한계가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