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1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하이닉스를 대거 사들여 주목된다.

기관은 지난 21일 하이닉스 207만주(531억원)를 사들여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렸다.

기관이 하이닉스를 하루 200만주 넘게 사들인 건 지난 1월30일 이후 처음이다.

기관은 이달 들어 15일(거래일) 중 12일 동안 하이닉스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달 기관 순매수 수량은 893만주로 발행 주식의 2%에 육박했다.

외국인이 이 기간에 374만주(0.82%)를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기관이 2분기 반도체가격 상승 반전을 염두에 두고 선취매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기관은 올 상반기 대규모 적자 전망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인 반도체 수급 개선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적자가 54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1분기 실적 악화는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태로 2분기 이후를 겨냥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 21일 LG전자와 하이닉스의 순매도·순매수 금액이 비슷한 걸 보면 LG전자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하이닉스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기관은 21일 LG전자 41만주(494억원)를 순매도했다.

'매수' 추천도 늘고 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D램 산업 내 구조조정이 선두 업체인 하이닉스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며 "2분기 D램 가격 상승과 낸드플래시 부문의 출하량 증가로 영업적자는 225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