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매일 쏟아내는 보고서의 제목이 화려해지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인 수준의 은유적인 제목에서부터 영어와 한자성어로 시선을 붙잡는 제목,느낌표(!)로 마무리한 웅변조의 제목 등 화려한 제목이 붙은 보고서가 늘고 있다.

지난 19일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보고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제목을 달았다.

삼성 특검,반도체값 하락,세계경기 부진 등으로 고전 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에 부응할 것"이란 내용이다.

최경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보고서 제목으로 'Not only,But also!'(~뿐만 아니라 ~도)를 택했다.

올해도 인터넷산업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1위 기업뿐 아니라 2위 기업인 다음에도 수혜가 예상된다는 의미다.

이 밖에 △환율과 곡물가격 상승이 CJ제일제당 주가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을 담은 '기우(杞憂)'(김민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환율 급등이 자동차 업종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축복이 내리다!'(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원) △혈장을 원료로 만드는 알부민 부족사태로 이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녹십자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피가 모자란다'(홍유나 현대증권 연구원) 등의 제목도 눈길을 끌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