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동맥경화' 달러표시 회사채발행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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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품귀현상이 심해지자 국내 기업들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 발행도 크게 줄고 있다.
달러 표시 회사채를 발행하면 기업은 시중에 부족한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조달한 달러를 원화로 교환(스와프)하면 자금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중에 달러가 사라지며 가산금리가 높아지고 있어 추가 발행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달러화 회사채의 발행 규모는 6억5580만달러(8개사)로 지난 1월 229억300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 기간 달러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은 KT 등 대부분 신용등급이 'AA'이상인 대기업 위주여서 달러화 채권의 발행이 힘들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달러 표시 회사채는 최근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낮아지며 기업의 자금 조달 금리를 대폭 낮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달러를 원화로 바꿀 때 지급하는 3년 만기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작년 7월 4.9%에서 지난 주말엔 1.9% 정도로 떨어졌다"며 "기업 입장에선 달러로 자금을 빌린 뒤 원화로 바꾸면 국고채 금리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금을 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은 원자재 구입 대금을 달러로 지급하고 있어 달러화 채권을 바로 발행하면 그만큼 조달 단가를 낮출 수도 있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달러로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베트남 등 해외 프로젝트에 쓸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채권 발행이 줄고 있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달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져서다.
이달 들어 달러화 채권을 발행하거나 계획을 잡은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으로 급등하기 전인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인수자를 이미 찾은 케이스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달러 회사채 발행은 발행계획을 공시하기 전에 이미 인수자를 구한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도 발행할 채권의 90% 정도를 외국계 증권사들이 인수키로 했다"고 전했다.
정유신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한동안 달러화 채권발행이 많아지며 가산금리가 올 초보다 0.5%포인트 올라 조달금리 메리트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