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조선기자재업체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조선 업종의 호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사업 다각화를 통한 관련 분야 진출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녹산공단의 케이에스피는 최근 항공 및 조선시스템 전문업체인 목포 대불공단의 신영중공업 지분을 인수,계열사에 편입시켰다.

신영중공업은 LNG선의 핵심 장치인 LNG BOG(증발가스) 재액화 시스템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산화한 업체로 우주항공부품 분야에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에스피는 그동안 고부가가치 선박용 밸브를 생산,매년 40% 이상 매출성장률을 달성하면서 성장했다.

특히 이번 신영중공업 인수를 통해 소형 항공기,로켓 발사대 개발 참여 등 우주항공 분야의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



녹산공단의 오리엔탈정공도 최근 160억원을 들여 전남 광양에 위치한 대경정공의 지분을 인수했다.

선박블록 등을 생산하는 조선기자재산업 전문업체인 오리엔탈정공은 선박 철구조물을 생산하는 대경정공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리엔탈정공은 M&A를 통해 부족한 생산공간 확보 등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선박 및 플랜트용 열교환기를 생산하는 동화엔텍은 작년 말 녹산공단에 위치한 선박용 컴프레서 업체인 동화뉴텍(옛 종합뉴텍)을 인수했다.

동화뉴텍은 컴프레서 전문 메이커로 일본 업체와 기술제휴를 맺고 있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동화엔텍 관계자는 "M&A를 통해 조선기자재 생산 품목 확대와 기술력 확보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기자재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조선기자재업체들이 해외공장 확장에 나섰으나 최근 들어 국내 업체와의 M&A나 컨소시엄을 통해 경쟁력을 올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업황이 적어도 2010년까지는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돼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