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15일 자신의 재판 판결에 불만을 품고 고등법원 부장판사에게 석궁으로 상해를 입혔던 '석궁테러'사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데 이어 항소심에서도 원심 확정 판결을 받은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는 이 사건에 대해서 '석궁테러'가 아니라 '사법테러'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전치 3주의 상처에 이례적으로 징역 4년을 선고한 판결의 이면에는 석연치 않은 의문점들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25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에는 이 사건에 대한 갖가지 의혹들을 추적하고 그 실체를 밝힌다.



◆ 혈흔이 사라진 부장판사의 와이셔츠

이 사건의 피해자인 박 판사. 그는 김 교수가 자신을 향해 화살을 쐈고, 자신이 그것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박 판사의 주장대로였다면 사건 당시 박 판사가 입고 있던 속옷, 내복, 와이셔츠, 조끼, 양복에 차례로 피로 물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의 취재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제출된 와이셔츠의 복부 부분에는 혈흔이 검출되지 않았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거조작설까지 내 놓으며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의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해자인 박판사는 "화살은 부러져 있었다"고 증언한 반면, 경찰이 사건 현장에서 증거물로 압수한 화살 중 부러진 것은 찾을 수 없었다.

또한 경찰에 압수된 화살에서는 혈흔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PD수첩' 제작진은 이런 의혹에 따라 박 판사가 화살에 맞지 않은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취재가 계속 진행될 수록 사건은 풀리지 않은 의문들로만 가득찼다. 김씨의 납득되지 않는 재판과정. 김 교수 측은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하고 증거에 대한 검증을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사의 재량권으로 변호인의 요청은 매번 기각 당했다. 이것은 재판부가 고위법관이 피해자인 사건에 당사자 입장으로 공판을 진행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석궁 사건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수많은 의혹과 공방들. 'PD수첩'이 집중 취재했다.

한편, 시사집중 시간에는 '박철언 전 장관 비자금 논란 (가제)'편이 방송된다.

'6공의 황태자' 박철언 전 장관은 현재 수백억 원대의 자금 관리 의혹에 휩싸여 있다.

박철언 전 장관 일가와 H대 무용과 K여교수간의 '176억원' 송사가 공개되면서 불법 비자금 의혹이 커지고 있는 것. 특히 차명으로 돈 관리를 맡긴 K여교수가 176억원의 돈을 횡령했다는 의혹으로 사건은 더욱 미궁속으로 빠져가고 있다. 176억원이라는 거액의 출처와, 돈을 관리한 K여교수는 누구이며 박 전 장관과 어떤 관계인지 의혹이 더해갔다. 박철언 전 장관은 K여교수와의 관계에 대해“은행 심부름만 시키는 사이였다. 그 돈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과 후원자들이 재단 설립을 위해 아무 조건 없이 준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K여교수는 현재 일체의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

제작진은 '여러 측근들이 차명으로 돈을 관리했고 규모가 수백억원에 이른다'는 의혹에 대해 취재하던중 전 보좌관과의 인터뷰 중 “집무 당시 여러 차례 수표 다발을 받았으며, 본인 가족 이름의 차명 계좌로 관리한 돈이 100억원에 이르렀다”라고 발언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이 돈을 사기당해 돌려주지 못해 십여 년간 박 전 장관과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이 기회에 검은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고 밝혔다. 한때 절도죄로 기소된 전 비서관 역시 자신은 몰랐던 '비망록과 40억원의 비자금 계좌’를 찾기 위해 박 전 장관이 절도 사건을 꾸몄다고 주장했으며, 명예를 찾기 위해 재심을 청구한다고 말했다.

이 자금들의 출처는 무엇일까. “재판이 진행되면 모두 밝히겠다.” 전 보좌관들은 그 출처를 알고 있다는데.
차명 관리에 열심이었던 박 전 장관, 2001년 전후로 명의 되찾는 이유는?

친인척 중 한 명은 박 전 장관 내외가 “하여간 사람만 보면 주민등록증을 가져와보라고 말했다” 며, 차명 계좌를 늘리는 데 열심이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송사로 인해 밝혀진 자금의 실체만 500억에 육박한다.

박철언 전 장관은 2001년을 전후로 해서 차명계좌로 관리되던 돈을 찾는 데 열심이었다. 공소시효를 고려해 지금까지 차명을 유지하다가 되찾는 과정은 아니었을까? 정권이 바뀌어도 어디선가 차명 계좌로 관리되는 검은 돈, 그리고 눈먼 돈이라는 생각에 벌어지는 추악한 싸움. 과연 엄청난 액수의 돈은 어떤 돈이며 이 돈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방송은 25일 저녁 11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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