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외펀드 가입자들은 속이 편치 않다.

글로벌 증시의 급락으로 투자손실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면 3월 결산을 맞은 자산운용사와 펀드 판매사 직원들은 지난해 실적 호조에 따라 거액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브릭스펀드로 '대박'을 터뜨렸던 일부 자산운용사 대표와 임직원들에게는 이번 주 두둑한 성과급이 지급될 예정이다.

특히 A운용사 대표는 6억원의 인센티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농산물펀드로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했던 B운용사의 한 임원은 최근 1억원의 특별성과급을 받았다.

지난해 중국펀드 열풍을 주도했던 운용사 임직원들도 상당한 성과급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펀드투자자들의 주머니는 점점 비어가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23%나 떨어졌다.

중국 친디아 인도 등 펀드들은 최근 3개월 사이에 30% 안팎의 손실을 냈다.

브릭스펀드도 올 들어 원금의 15%를 잃었다.

올해 가입한 투자자들은 모두 손실을 보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해외펀드 열풍으로 펀드를 판 은행 등의 직원들도 톡톡히 재미를 봤다.

1억원을 팔면 20만∼30만원의 보너스를 주는 펀드도 있었고,경쟁이 심해지자 일부 판매사들은 1억원당 50만원의 성과급을 내걸기도 했다.

좋은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성과에 걸맞은 보상이 이뤄져야 경쟁과 자극이 생겨 업계 발전은 물론이고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주식형펀드 같은 투자상품은 다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고수익과 함께 원금을 손해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히트펀드'라는 말에 솔깃해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고 있는 투자자라면 운용사와 판매사 직원들의 보너스 잔치에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오는 8월부터는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자본시장통합법이 부분 시행된다.

개인 투자자의 '뒷북 투자'를 탓하기 전에 운용사와 판매사들이 스스로 투자자 보호에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시점이다.

박해영 증권부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