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그들만의 공천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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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의원이 왜 이상득 부의장을 물고 늘어지지?""공천 다 해놓고 이게 무슨 난리야.결국 터질 것 같더라니…."
24일 한나라당 당사는 공천갈등 후유증으로 하루종일 어수선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공천비난 기자회견과 곧이은 공천자들의 이상득 국회부의장 공천반납 촉구,강재섭 대표의 불출마 선언,이재오 의원의 이명박 대통령 면담과 이 부의장의 사퇴불가 입장 고수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에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다.
일부에선 전날 박 전 대표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강 대표가 '불출마' 선언으로 맞받은 것은 다소 의외였다는 반응이었다.
그 얼마 뒤 이재오 의원이 불쑥 청와대를 방문해 자신과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다는 소식에는 다들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포항에 가 있는 이 부의장이 격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어느 한쪽이 사단이 나긴 나겠구나"라는 말도 들려왔다.
"청와대 반응은 어때? 박 전 대표 측은,이재오 의원이 기자회견을 한대?" 취재를 위해 전화 통화한 일부 의원들은 오히려 상황을 되물었다.
무척이나 긴 밤을 보낸 기자에게 아침 일찍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부의장의 한 측근에게서였다.
그는 "전화를 못 받아 죄송하다.
부의장은 아무런 입장이 없다.
변한 것이 없으니 그리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지난밤 그에게 건 수십통의 전화에 대한 짧은 답변이었다.
당에서는 갖가지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계 내부의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해법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공천이 끝났지만 아직도 이들의 마음 속엔 공천심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불현듯 당내 인사들조차 설득할 수 없는 논리로 과연 국민들에게 얼마나 이번 공천이 납득될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한나라당의 핵심 실세들이 벌이는 행태를 보면, 어쩌면 총선을 여의도에서만 하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10년 만의 정권탈환에 혹여나 권력장악에만 혈안이 돼 중심이나 원칙이 없는 집권여당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준혁 정치부 기자 rainbow@hankyung.com
24일 한나라당 당사는 공천갈등 후유증으로 하루종일 어수선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공천비난 기자회견과 곧이은 공천자들의 이상득 국회부의장 공천반납 촉구,강재섭 대표의 불출마 선언,이재오 의원의 이명박 대통령 면담과 이 부의장의 사퇴불가 입장 고수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에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다.
일부에선 전날 박 전 대표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강 대표가 '불출마' 선언으로 맞받은 것은 다소 의외였다는 반응이었다.
그 얼마 뒤 이재오 의원이 불쑥 청와대를 방문해 자신과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다는 소식에는 다들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포항에 가 있는 이 부의장이 격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어느 한쪽이 사단이 나긴 나겠구나"라는 말도 들려왔다.
"청와대 반응은 어때? 박 전 대표 측은,이재오 의원이 기자회견을 한대?" 취재를 위해 전화 통화한 일부 의원들은 오히려 상황을 되물었다.
무척이나 긴 밤을 보낸 기자에게 아침 일찍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부의장의 한 측근에게서였다.
그는 "전화를 못 받아 죄송하다.
부의장은 아무런 입장이 없다.
변한 것이 없으니 그리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지난밤 그에게 건 수십통의 전화에 대한 짧은 답변이었다.
당에서는 갖가지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계 내부의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해법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공천이 끝났지만 아직도 이들의 마음 속엔 공천심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불현듯 당내 인사들조차 설득할 수 없는 논리로 과연 국민들에게 얼마나 이번 공천이 납득될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한나라당의 핵심 실세들이 벌이는 행태를 보면, 어쩌면 총선을 여의도에서만 하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10년 만의 정권탈환에 혹여나 권력장악에만 혈안이 돼 중심이나 원칙이 없는 집권여당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준혁 정치부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