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서 5선발을 노리는 박찬호(35)에게 서광이 비치고 있다.

경쟁자 에스테반 로아이사가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고 3선발 채드 빌링슬도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덕분이다.

로아이사는 24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산 하이코벳 필드에서 계속된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범경기에서 2-5로 뒤진 6회부터 세 번째 투수로 등판, 3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고 3점을 줬다.

선발 등판한 빌링슬리는 4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5점을 줘 안정감을 주는데 실패했다.

이날까지 시범 다섯 게임에 등판한 로아이사는 선발로 세 차례, 구원으로 두 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15이닝 동안 7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 중이다.

역시 세 차례 선발, 두 차례 구원으로 나선 박찬호는 16이닝 동안 3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1.69로 로아이사보다 안정적인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박찬호는 다저스 선발진 중 2승무패, 평균자책점 0.56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1선발 브래드 페니에 이어 두 번째로 페이스가 좋다.

박찬호는 28일 LA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 로아이사는 30일 보스턴을 상대로 개막전 로스터 진입을 향한 '마지막 수능'을 치르는데 조 토레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내야진 부상으로 투수 엔트리 결정에 고심 중인 토레 감독은 박찬호와 로아이사 두 선수 중 한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보낼 계획인데 현재 성적만 따진다면 당연히 박찬호를 5선발로 기용해야 하나 로아이사가 700만달러를 받는 고액 연봉자기에 쉽사리 마이너리그로 내칠 수도 없다.

다저스 홈페이지는 투수 엔트리가 12명일 경우 박찬호는 보직에 상관없이 빅리그에 잔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박찬호가 선발을 고수하려면 28일 에인절스전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게 절대적이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선수를 모두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하되 박찬호를 선발, 로아이사를 롱 릴리프로 기용하는 방안이다.

현재 다저스 불펜진 중 그나마 안정적인 내용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스캇 프록터, 조너선 브록스턴, 에릭 헐 등으로 베테랑급 불펜 요원이 필요한 실정.
또 3선발로 내정된 채드 빌링슬리가 시범 다섯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해 도저히 선발 기용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박찬호와 로아이사가 4~5선발로 동시에 투입될 가능성도 짙다.

단단한 하체를 이용한 완급 조절로 예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평을 듣고 있는 박찬호가 7년 만에 돌아온 친정에서 선발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