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 수입이 크게 늘지 않아 정유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유통망과 저장시설을 갖춘 남해화학의 경우 수혜가 점쳐졌다.

동부증권 박영훈 애널리스트는 26일 "지난 1월 기준 경유는 78원, 등유는 82원 가량 수입가보다 국내 정유업체 출고가가 낮다"며 "유류품 수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물론 수입가와 내수가가 역전되는 경우도 가끔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유류품 수입사업은 환율과 재고의 트레이딩을 통한 이익 창출"이라며 "대형 탱크 등을 확보하지 않은 신규 업체 진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다.

단 남해화학 같은 기존 업체는 제품 도입 부두와 자가 탱크를 갖고 있고, 주유소도 194개에 달해 관세 인하가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입지와 기반 조건이 갖춰진 대형마트의 시장 진입이 가능하겠지만 국내 정유사 도입가격보다 비싼 수입 제품을 판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탄탄한 유통망을 갖춘 정유업체들이 구태여 대형마트에까지 석유제품을 공급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2002~03년 유류품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은 수입가가 정유업체 출고가보다 낮았기 때문"이라며 "석유류 수입제품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이 나왔지만 과거처럼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 봤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