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인기의 중심 센트럴리그가 28일부터 정규 시즌을 시작해 7개월간 열전을 벌인다.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 이병규(34.주니치 드래곤스), 임창용(32.야쿠르트 스왈로스) 한국인 3인방도 팀 명예와 개인의 자존심을 걸고 2008년을 힘차게 열어젖힐 예정이다.

특히 28일~30일 요미우리-야쿠르트(도쿄 메이지 진구구장), 4월1일~3일 요미우리-주니치전(도쿄돔)이 잇달아 벌어져 초반부터 한국인 투타 대결, 타타 대결이 야구팬의 이목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일본 진출 5년째를 맞는 이승엽은 부상 없이 풀시즌을 소화해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루를 꾸준히 지키면 홈런과 타점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게 이승엽의 생각.
데뷔 첫 해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이병규는 0.262에 그쳤던 타율을 0.300대로 끌어 올려 안타 제조기라는 명성을 재현하겠다는 각오이고 처음으로 일본 야구를 접하는 임창용은 시속 150㎞대 빠른 볼을 앞세워 '제비 군단' 마무리투수 자리를 꿰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센트럴리그 챔피언 요미우리와 일본시리즈 우승팀 주니치, 타선을 보강한 한신 타이거스가 3강을 형성한 가운데 리그 꼴찌였던 야쿠르트가 면모를 일신하고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세스 그레이싱어와 알렉스 라미레스 등 야쿠르트의 투타 기둥을 송두리째 뽑아온 요미우리는 투타 안정으로 6년 만에 일본 최정상을 꿈꾼다.

강력한 선발진이 돋보이는 주니치는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의 지략이 더해져 수년째 강팀으로 군림해오고 있고 아라이 다카히로, 가네모토 도모아키, 이마오카 마코토로 중심 타선을 꾸린 한신은 화끈한 타력으로 도약을 준비했다.

센트럴리그는 팀당 144게임을 치러 리그 우승팀을 정하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을 벌여 일본시리즈 진출팀을 가린다.

◇이승엽, 주포 명예회복 = 지난해 왼손 엄지 통증으로 다소 부진해 5천만엔 삭감된 연봉 6억엔에 재계약한 이승엽의 목표는 뚜렷하다.

일본시리즈 우승과 홈런왕 타이틀이다.

작년 10월 수술한 왼손 엄지 인대에 대한 불안감은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맹타로 이미 지웠다.

단 시범경기에 불참한 탓에 일본 투수들을 몇 번 상대하지 못하고 시즌을 맞는다는 게 아쉬운 편.
18일 주니치전부터 팀에 합류한 이승엽은 시범경기에서는 안타를 때리지 못했으나 23일 미국프로야구 챔프 보스턴 레드삭스와 연습 경기에서 너클볼러 팀 웨이크필드를 상대로 안타 2개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정교함과 파워를 두루 갖춘 라미레스가 가세하면서 상대 집중 견제가 분산돼 이승엽의 부담은 예년보다 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승엽은 지난 1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일본에서 5년째를 맞는데 상대 투수도 나를 많이 연구했을 것이고 나도 일본 투수들의 볼 배합과 스타일을 완전히 숙지할만한 단계에 접어들어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왼쪽 무릎과 엄지 등 2년 연속 메스를 대고 통증을 완전히 치료한 이승엽이 요미우리 첫 해 이던 2006년 타율 0.323에 41홈런 108타점을 넘어서는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이병규, 3할 타율 도전 = 오치아이 감독으로부터 주전 우익수로 일찌감치 낙점받은 이병규는 일본 진출 2년째를 맞아 타율을 3할대로 올리는데 집중할 전망.
지난해 타율 0.262로 역대 한국 선수가 일본 첫 해 거둔 성적으로는 가장 좋았지만 '외국인 선수' 기량치고는 부족했던 게 사실.
이병규는 일본 투수들의 날카로운 변화구에 대처하기 위해 캠프에서 왼쪽 다리에 끝까지 중심을 두고 때리는 타격 자세로 바꿨다.

앞으로 상체가 쏠려 삼진으로 돌아서던 모습은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
그는 시범경기를 타율 0.333(45타수15안타) 7타점으로 마쳐 맹활약을 예감케했다.

◇임창용, 새로운 '제비군단 수호신' = 사이드암으로는 빠른 시속 150㎞대 직구로 다카다 시게루 감독의 시선을 붙들어 맨 임창용은 야쿠르트 붙박이 마무리에 도전한다.

옆구리 투수에게 필수인 싱커가 없는 게 흠이나 넘치는 파워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계산. 임창용은 시범 7경기에서 1패를 안았지만 평균자책점 1.29로 안정된 내용을 선사했다.

초반에는 이가라시 료타, 오시모토 다케히코와 '트리플 스토퍼'로 기용될 예정인 임창용은 큰 욕심보다 일본 무대에 순탄하게 적응을 마치고 팀 성적에 보탬이 된다는 각오로 뛰고 있다.

3년간 최대 500만달러에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은 임창용은 올해는 연봉 30만달러를 받고 1군에 잔류하면 투구 이닝과 탈삼진 등에 따라 보너스로 60~70만달러를 챙겨 최고 100만달러까지 손에 쥘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