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 안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정책리스크의 사정권에 들어있는 음식료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 전가의 어려움 등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정책 영향을 덜 받거나 다른 모멘텀이 있는 음식료주로 피신하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경민 CJ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정부는 전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으로 인한 서민계층의 부담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 '생필품 점검 및 대응계획'을 발표했다"며 "정부는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을 제외하고 가격결정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가격규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52개 생필품 가격 모니터링은 음식료업들에게 심리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또 이 연구원은 물가안정대책 시행으로 파생되는 민간소비자단체의 가격감시기능 활성화와 PB상품의 시장점유율 상승 가능성 등은 음식료업체에게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빙그레와 같이 전년대비 원가상승이 높지 않아 가격인상에 대한 압박이 낮고, 대체되는 PB상품이 존재하지 않거나 시장점유율이 낮은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타업체대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개별품목의 가격에 대해 직접적인 규제를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지만 52개 품목의 경우 원재료 인상분 가격전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 연구원은 "이번 물가 안정 정책 발표로 서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라면 밀가루 업체인 농심과 CJ제일제당은 당분간 수익성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KT&G의 경우 담배와 인삼은 생활필수품 52개에서 제외돼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으로터 받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하이트맥주는 진로 상장 모멘텀이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정성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52개 생필품 관리 강화 정책으로 음식료 업종의 가격 인상 자제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며 "가격 전가력 약화로 수익성 개선이 제한돼 음식료 업종 전반에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음식료 업종의 대안으로 곡물가격 상승과의 연관성이 크지 않고 양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KT&G를 꼽았다.

CJ제일제당도 원가부담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우려로 주가메리트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심의 경우 가격전가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대내외 비우호적인 경영환경 등으로 당분간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9시44분 현재 CJ제일제당은 강보합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농심과 KT&G, 빙그레는 소폭 하락하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보합세는 기록하고 있는 등 정부의 물가 안정책에도 주가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