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의 올봄 정기 세일 때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남성 정장 브랜드들이 세일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다음 달 초 실시되는 봄 세일 때 남성 정장,셔츠,넥타이,남성 캐주얼 일부 브랜드가 할인 판매를 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제일모직의 갤럭시 지방시 로가디스 빨질레리(이상 정장)와 갤럭시캐주얼 로가디스그린 등이 정상 판매에 나선다.

LG패션은 마에스트로 닥스(정장) 마에스트로캐주얼이 세일에 불참하고 코오롱은 맨스타 캠브리지 맨스타캐주얼 캠브리지캐주얼이 세일에 빠진다.

이 밖에 셔츠 및 타이업체인 클리포드의 카운테스마라 벨그라비아 카운테스마라넥타이와 우성I&C의 예작과 닥스(셔츠)도 세일을 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70여개 남성 브랜드가 봄 세일 때 정상가로 판매한다.

백화점과 패션업체들은 남성정장의 봄 신상품부터 가격을 20~30% 내리는 대신 7월 시즌 마감(오프) 때까지 추가 할인을 하지 않는 '가격 정찰제'를 엄격히 시행키로 했다.

사실상 '연중 세일'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남성 정장의 가격 구조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조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부터 '합리적인 가격 조건'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그린 프라이스'(green price)라는 이름으로 남성 정장의 가격을 낮추는 대신 세일을 하지 않는 제도를 실시해오고 있다.

이 제도는 '임의 할인'(영업 직원이 임의로 깎아주는 관행)을 철저히 없애는 대신 애초부터 정상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게 핵심이다.

'남성정장 브랜드 세일' 문구도 이번 봄 세일 때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세일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던 백화점의 전단지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남성 정장 브랜드업체들은 가격 정찰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봄 신상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봄 세일 때 사겠다''가격을 깎아주면 사겠다'는 고객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의류업체들은 가격 인하의 의도를 소비자에게 설명하는 정공법과 더불어 세일 대신 각종 사은품과 기획상품을 제공,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봄 신상품 구매 고객에게 셔츠와 넥타이,커프스 단추 등 정장에 착용할 수 있는 패션 소품을 사은품으로 주고 있는 것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