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보는 국내 소비심리 상황은 '양호'다. 물가에 비상이 걸리고 소비자 체감경기는 저조한 가운데서도백화점이나 할인점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기때문이다.

현대증권은 26일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이 12%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3월에도 기존점 매출이 전년 대비 3~4% 성장하는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백화점 및 할인점 기존점 매출 성장률은 각각 약 3%와 5%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매출 호조에 따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12% 이상 성장, 시장 기대치를 5% 정도 웃돌것으로 예상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백화점과 이마트로 국내 유통업계에서 비중이 큰 신세계에 대해 경기침체에 따른 우려와 달리 올 상반기 양호한 실적 달성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 애널리스트는 "신세계가 2월까지 양호한 영업실적을 달성하고 있어 1분기뿐만 아니라 상반기 내내 주요 소매유통업체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1~2월 수준을 고려할 경우 1분기에 매출액은 8.5%, 영업이익은 18.7%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에 위치한 대구백화점을 탐방한 현대증권은 "지역경기 침체와 경쟁 지속으로 매출은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소폭으로 그칠 전망"이라며 "실적호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는 여진히 '한겨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전국 30개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1분기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SI)가 지난해 4분기 106에서 1포인트 떨어진 105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 생활형편과 생활형편 전망, 가계수입 전망 등 6개 주요 구성지수를 합한 것으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긍정적 답변을 한 소비자가 부정적 답변을 한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백화점과 할인점들의 매출이 고성장을 하고 있는데도 소비자 체감경기는 여전히 '바닥'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극명한 소비양극화를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상구 연구원은 "실제 백화점과 할인점들의 1분기 매출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소비상황이 매우 좋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유통업체들의 매출 신장은 명품과 잡화, 의류 등 고소득층들의 소비가 살아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는데도 백화점 등의 매출은 증가하는 괴리현상은 이러한 극명한 소비양극화 때문"이라며 "서민들이 이용하는 할인점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인상이 매출성장으로 이어졌기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