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어제 위원장 임명으로 조직구성이 완료되면서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지난번 정부조직 개편(改編)에서 방송위와 정통부 일부가 통합돼 만들어진 방통위는 방송, 통신의 정책과 규제를 다루는 중요한 곳이다.

그런 만큼 많은 과제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개편의 핵심 배경이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발맞추자는 것이고 보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되돌아보면 기술과 시장은 급변하고 있는데도 정부조직이 방송,통신으로 이원화되어 있다보니 우리 스스로 놓친 기회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단적인 사례가 IPTV(인터넷 프로토콜 TV)다.

우리가 선도할 수 있었던 서비스였지만 방송과 통신이 힘겨루기를 하고, 그 바람에 법과 제도가 제 때 정비되지 못해 결국 경쟁국에 뒤처지고 만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는 게 방통위의 출범 배경이고 보면 방송이든 통신이든 규제완화를 통해 진입장벽을 없애고,경쟁을 촉진하는 것이야말로 방통위의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통신규제, 케이블 TV 규제, 방송사의 소유 및 경영 규제 등 모든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 방송과 통신을 아우를 수 있는 통합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시장친화적인 정책기조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방통위는 통신요금을 현 수준보다 25% 끌어내리겠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수치 자체가 아니라 그 방법이다.

시장친화적으로 요금인하를 유도하겠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동통신 재판매 활성화,요금인가제 폐지 등은 약속한 대로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시장지배자의 결합상품 할인율 규제는 더 전향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도입 등도 같은 맥락에서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방통위는 융합을 선도하고,시장친화적 정책을 펴는 기구가 돼야 한다.

만에 하나 과거 방송위처럼 공익성이니 이념이니 하는 문제를 들고 나오고,규제위주로 흐른다면 방송은 물론 멀쩡한 통신마저 위축(萎縮)시키고 말 것이다.

정부가 앞서가지는 못할 망정 최소한 기술과 시장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