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1분기 펀드 판매 수수료가 작년 4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고금리 특판예금 판매로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비이자 부문 주수익원인 펀드 수수료가 줄면서 은행들은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 1분기 펀드 수수료가 950억원가량으로 지난해 4분기 1620억원의 58% 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은행의 펀드 수수료는 지난해 1분기 897억원→2분기 1032억원→3분기 1145억원→4분기 1620억원으로 계속 크게 증가해왔으나 급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펀드 판매로만 당기순이익의 5분의 1가량인 4694억원을 벌었다.

이는 전년도 24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이런 펀드 수수료 감소세는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4일까지 648억원의 수입을 거둬 지난해 4분기(1207억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고 하나은행도 24일까지 206억원으로 4분기 436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올 1분기 들어 전 세계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을 받으면서 지난해 계속돼 오던 펀드 판매가 최근 급격히 위축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주식형 펀드로의 월간 순수 유입자금은 지난해 11월 6조7000억원에 달했으나 올 1월 절반 수준인 3조6000억원으로 내려앉았고 2월에는 이의 절반 이하인 1조5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장세에 따라 은행권의 펀드 판매 수입이 좌우되겠지만 증시가 회복된다 해도 지난해만큼 많은 수익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 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많은 PB들이 지난해 말부터 세계 증시가 빠질 때마다 기회라며 새로 펀드에 가입할 것을 권했는데 계속 수익률이 하락하다 보니 요즘엔 고객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펀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각종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최근 직원 약 1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모의 펀드 투자 대회인 '우리펀드 배틀'을 개최했으며 한국씨티은행은 '봄맞이 인터넷 펀드 기획전'을 다음 달 30일까지 진행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