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J씨(38)는 대학동창 모임에 참석했다.

이날 모임의 화두는 평소와 달리 '새학년 촌지'였다.올해 첫째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친구들이 유독 많았기 때문이다.

이미 학부모가 된 친구들은 촌지를 줬다고 말했다.

내 아이만 잘 봐달라고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가 교사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촌지를 제공했다고 친구들은 설명했다.

촌지제공 횟수는 1년에 2~4회,금액은 한번에 10만~50만원 선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학부모인 K씨는 26일 최근 들어 일부 학부모들이 촌지를 앞다퉈 내고 있다고 제보해왔다.

그는 "촌지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친구들 말을 듣고 너무 놀랐다"면서 "반가반장(학급노래 가사작성하는 사람),청소반장 등 학교일이라면 기를 쓰고 참가하려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이달 초 자녀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새내기 학부모들 사이에 촌지얘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촌지 걱정은 오프라인 모임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쏟아지고 있다.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카페 게시판 등에는 "OO초등학교 촌지 줘야 하나요""우리 지역 촌지 평균 금액은 얼마인가요""촌지를 주는 시기는 언제가 좋은가요" 등 촌지와 관련된 새내기 학부모들의 글들이 최근 많이 올라왔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옛날 선생님들의 사례를 자꾸만 반복적으로 문제삼는 경우들이 있는데 요즘은 정말 분위기가 다르다"며 "촌지 같은 일로 새내기 학부모들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조성근/이상은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