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4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건설업계 지원 대주단 자율협약'이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서울보증보험 등 제2금융권 대다수가 참여 불가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데다 SC제일 한국씨티 산업은행 등 일부 은행마저 아직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감독 당국이 제2금융권과 이들 3개 은행에 참여를 독려하고 나서 이달 말까지 참여 회사가 얼마나 늘지 주목된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25일까지 은행과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건설업계 지원 협약' 동의서를 제출받은 결과 264개 중 70개만이 동의서를 냈다고 26일 밝혔다.

참여 의사를 밝힌 금융회사 숫자는 지난달 말 60개에서 1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은행연합회는 전했다.

권역별로 보면 은행이 17개 중 14개가 동의서를 냈으며 아직까지 내지 않은 곳은 산업 SC제일 한국씨티 등이다.

대상이 6개인 보증회사 중에선 주택금융공사만이 동의서를 제출했고,채권액이 28조원으로 가장 큰 서울보증보험 등 5개사는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생보사와 손보사를 합쳐 47개인 보험업계에선 LIG생보 삼성생명 금호생명 등 3개만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증권.자산운용업계 역시 3개에 그쳤다.

저축은행업계에선 87개 중 41개가 참여키로 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상당수 금융회사가 이번 협약이 은행에 유리할 것으로 보는 것 같은데 은행은 오히려 선순위로 담보를 잡고 있어 안전한 것이 사실"이라며 "참여 금융회사가 적으면 채권단 회의에서 채권 만기 연장 등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을 상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약은 4월1일부터 신용등급 BBB- 이상 건설회사가 신청하거나 채권금융회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일시적 유동성 공급을 위해 대출 및 보증을 1년간 연장해주고 신규 자금을 공급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