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은 사십이 넘으면 자기 얼굴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타고난 부분이 있는 것까지 부정할 수는 없지만 후천적으로도 얼마든지 자기 분위기를 아름답게 연출해 낼 수 있다.

그래서 관상학에서도 면상(面相)보다는 심상(心相)을 더 강조한다.

아름다운 마음씨와 수행으로 가꾼 투명하고 맑은 얼굴을 어찌 말초적인 성형미인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

불교계에서 '글 잘 쓰는 스님'으로 통하는 원철 스님(사진)이 산문집 '아름다운 인생은 얼굴에 남는다'(뜰)를 펴냈다.

원철 스님은 '월간 해인' 편집장 출신으로 불교계 신문은 물론 일간지에도 자주 칼럼을 기고해온 문장가다.

산승(山僧)으로 오래 살아왔으나 요즘은 조계종 총무원에서 소임을 맡아 '수도승(首都僧)'으로 살고 있다는 설명.수도승은 서울에서 승려 노릇 하는 것을 출가자들끼리 부르는 은어다.

원철 스님은 이 책에서 절집 이야기와 풍부한 경전 해석,시공간을 뛰어넘는 선사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인생을 사는 지혜를 들려준다.

고대 중국의 탕왕이 세숫대야에 '날마다 새로워지자'라고 써놓고 마음도 함께 씻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인생을 살면서 변해가는 얼굴에 대한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조언한다.

가난,가난해도 '얼굴 가난'만큼 서러운 게 없다는 말이 가슴에 닿는다.

원철 스님은 또한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곳곳이 참살이를 위한 웰빙처요,모두가 참살이를 가르쳐주는 스승"이라며 흉내만 낸 스타일로는 참살이를 실현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 "종교인에게는 철저한 무소유가 미덕이듯 세상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부지런히 재물을 아끼고 모으면서 남에게도 베풀 줄 아는 것이 미덕"이라면서 "형식적 무소유나 계산적이고 의도적인 베풂은 진정한 보시가 되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한다.

240쪽,1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