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제외한 나머지 전자업종은 희비가 엇갈린다.

LCD(액정표시장치)패널 업계는 휴대폰과 함께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반도체업계는 D램.낸드플래시 가격 폭락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먼저 LCD패널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LCD TV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최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선 '물건(LCD패널)이 없어서 못 팔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LCD TV 판매량이 지난해(7852만대)보다 67% 늘어난 1억1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LCD TV 판매량이 늘면서 패널 수요도 그만큼 급증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LCD패널 제조업체의 1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작년 1분기 2100억원의 적자를 냈던 LG디스플레이(옛 LG필립스LCD)는 올해 1분기 최대 8000억원가량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역대 1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삼성전자 LCD총괄도 올 1분기에 작년 동기(영업이익 700억원)보다 10배가량 늘어난 8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 전자.IT업계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폭락하기 시작한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D램 가격(512Mb DDR2 기준)은 작년 12월 1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현재까지도 0.91∼1달러 사이를 맴돌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최악의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작년 4분기 31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최소 4500억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1분기 5400억원의 흑자를 냈던 삼성전자의 반도체총괄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기 메모리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가까스로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그나마 시스템LSI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