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계 알리안츠생명의 파업사태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노사 간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회사 측이 지난 24일 노조 파업에 불법 참여한 지점장을 해고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낸 후 상당수 지점장이 동요하고 일부는 업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파업에 불법적으로 참여한 지점장들을) 설득시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노조 태도가 다시 강경으로 돌아섰다.

노조 측은 "대통령이 우리 편을 들고 있다"며 지점장의 동요와 이탈을 막고 있다.

회사 측은 "노조가 대통령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27일부터 이틀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지점장들에 대해 해고 등 중징계한다는 당초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설득'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불러오자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26일 "정부가 노사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사문제는 당사자 해결,자율적 해결 원칙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의 발언은 이 대통령의 '설득' 발언을 둘러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안츠생명이 파업에 불법으로 참가하고 있는 지점장들에게 최후 통첩을 보낸 후 26일 오후 4시까지 업무에 복귀한 지점장은 모두 40명이다.

첫날 7명이 돌아왔으며 25일부터 이틀간 33명이 추가로 복귀했다.

아직까지 120여명이 불법 파업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정문국 알리안츠생명 사장은 "본부장과 영업단장 등 모든 경영진이 전방위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내일(27일)까지는 더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한 명의 지점장이라도 더 업무에 복귀시켜 구제해야 한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이라며 "내일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그러나 불법과는 타협이 없다며 법과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노조원 신분이 아닌 지점장이 파업에 참여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며,이 같은 위법 행위는 사규에 해고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원칙대로 해고절차를 밟겠다는 것.정 사장은 "지점장들의 무단 이탈로 회사의 영업손실이 날로 커지고 있고 더 이상 기다리면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7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이틀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지점장을 대부분 해고 조치하고 내달 1일 경영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자칫하면 100명 이상의 지점장이 한꺼번에 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지점장의 대량 해고 사태에 대비,임시 인력을 투입하는 등 비상체제를 준비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