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요즘 수출기업 가운데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키아는 유로화 강세로,소니에릭슨은 일본 엔화 강세로 발이 묶여 있는데 원화만 약세를 보여 환율 효과까지 톡톡히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건영 IMM투자자문 부사장의 진단이다.

박 부사장은 연기금 보험사 등 15개 기관투자가로부터 2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위탁받아 굴리는 펀드매니저다.

국민연금의 운용사 평가에서 3년반 동안 줄곧 '최우수 등급'을 받았을 정도로 주식시장에선 알아주는 자산운용 전문가다.

그는 "원화에 비해 엔화는 30%,유로화는 25%정도 강세(한국 기업이 그만큼 수출가격에서 경쟁력을 갖는다는 의미)를 보이고 있어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은 삼성과 LG를 상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계 휴대폰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투자자들은 삼성과 LG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자매지인 주간 한경비즈니스가 휴대폰 분야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한 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과 LG의 휴대폰 선전의 요인으로 우선 환율효과를 꼽았다.

이 연구원은 "삼성과 LG가 추가로 판매하는 휴대폰 10대 가운데 3대는 환율 덕분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환율보다 더 근본적인 요인은 두 회사가 원가절감과 신제품 개발,마케팅 강화 등으로 경쟁력을 키운 것도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런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을 뒷받침하듯 노키아와 LG전자 주가는 올 들어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노키아는 뉴욕증시에서 2월27일 주당 38.25달러로 연중 최고가에 오른 뒤 지난 20일엔 29.30달러까지 급락했다.

반면 LG전자는 1월22일 8만5500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지난 20일에는 12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LG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치인 시장 컨센서스는 13만9000원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26일 종가(11만6000원)보다 42% 이상 높은 16만5000원의 목표 주가를 제시하고 있다. 그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얘기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주가는 미국발 신용경색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2월에도 별로 빠지지 않았었다"며 "이는 신용경색과 같은 외부변수보다는 실적이 주가를 결정한다는 원칙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에선 다음 달 중순 발표되는 LG전자 1분기 실적을 주목하고 있다.

휴대폰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10.6%를 기록해 지난해 1분기(4.7%)의 두 배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삼성전자도 1분기 휴대폰 영업이익률이 14%(시장컨센서스 기준)에 달해 작년 1분기(13.3%)를 웃돌 전망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