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55명의 공천반납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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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날 성명 발표했던 55명은 공천을 반납했나요?"
2박3일간 일본 출장을 다녀온 한 기업인은 '재미있게 돌아가던' 한나라당의 상황이 궁금했는지 26일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지난 23일 박찬숙 의원이 이상득 부의장 불출마 요구 성명서를 읽어 내린 후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공천을 반납하겠다"고 한 호기 어린 약속을 이 기업인은 기억하고 있었다.
"갈등을 봉합하고 지역구 선거에 몰두하는 것 같다"는 기자의 대답에 그는 "역시 쇼였군요"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성명 발표가 있었던 23일 저녁.여의도의 한 맥주집에 모인 일부 '성명파' 의원들은 기자에게 "요즘 당 지지율이 일주일에 3%씩 빠지고 있다.
우리가 성명에 동참한 것을 권력다툼으로 보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충정이 사실이라고 해도 성명파 후보 55명의 행동은 자신들이 걱정하던 당 지지율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문제를 제기한 시점부터 그랬다.
자신들의 공천이 확정된 후에야 이 부의장 사퇴론을 들고 나왔다.
당시 기자들 사이에서 "그토록 심각하다는 민심이반을 공천이 확정되기 전에는 몰랐느냐"는 질문이 나온 이유다.
이에 남경필,박찬숙 의원은 둘다 "조금 늦은 건 사실이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래도 이들의 충정을 조금이나마 믿을 수 있었던 건 자신들의 희생(공천 반납)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의장,이재오 의원이 출마의 뜻을 밝힌 후 이들 중 한사람이라도 공천을 반납했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들리지 않는다.
더욱이 "성명 발표는 권력투쟁이 아니었다"는 이들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듯싶다.
중립 성향의 한 중진의원은 "이재오 의원이 이렇게까지 세력을 키워놓았다는 데 놀랐다"며 오히려 권력투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재오 의원은 25일 자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부의장의 거취문제와 관련,"정치에는 노장청(老壯靑)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 한나라당은 노장청이 힘을 합쳐 표를 갉아먹고 있는 모습이다.
유창재 정치부 기자 yoocool@hankyung.com
2박3일간 일본 출장을 다녀온 한 기업인은 '재미있게 돌아가던' 한나라당의 상황이 궁금했는지 26일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지난 23일 박찬숙 의원이 이상득 부의장 불출마 요구 성명서를 읽어 내린 후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공천을 반납하겠다"고 한 호기 어린 약속을 이 기업인은 기억하고 있었다.
"갈등을 봉합하고 지역구 선거에 몰두하는 것 같다"는 기자의 대답에 그는 "역시 쇼였군요"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성명 발표가 있었던 23일 저녁.여의도의 한 맥주집에 모인 일부 '성명파' 의원들은 기자에게 "요즘 당 지지율이 일주일에 3%씩 빠지고 있다.
우리가 성명에 동참한 것을 권력다툼으로 보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충정이 사실이라고 해도 성명파 후보 55명의 행동은 자신들이 걱정하던 당 지지율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문제를 제기한 시점부터 그랬다.
자신들의 공천이 확정된 후에야 이 부의장 사퇴론을 들고 나왔다.
당시 기자들 사이에서 "그토록 심각하다는 민심이반을 공천이 확정되기 전에는 몰랐느냐"는 질문이 나온 이유다.
이에 남경필,박찬숙 의원은 둘다 "조금 늦은 건 사실이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래도 이들의 충정을 조금이나마 믿을 수 있었던 건 자신들의 희생(공천 반납)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의장,이재오 의원이 출마의 뜻을 밝힌 후 이들 중 한사람이라도 공천을 반납했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들리지 않는다.
더욱이 "성명 발표는 권력투쟁이 아니었다"는 이들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듯싶다.
중립 성향의 한 중진의원은 "이재오 의원이 이렇게까지 세력을 키워놓았다는 데 놀랐다"며 오히려 권력투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재오 의원은 25일 자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부의장의 거취문제와 관련,"정치에는 노장청(老壯靑)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 한나라당은 노장청이 힘을 합쳐 표를 갉아먹고 있는 모습이다.
유창재 정치부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