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통신업체인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오픈마켓(온라인 장터) '11번가(www.11st.co.kr)'가 27일로 문을 연 지 한 달을 맞았다.

회원수만 2000만명이 넘는 통신 공룡이 온라인 쇼핑몰에 진출한 데다 기존 오픈마켓과 차별화를 선언,초기부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성과 면에서는 아직까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11번가'의 차별화 서비스 '채핑(채팅+쇼핑)'은 고객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채핑이란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쇼핑 중인 회원들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또 백화점 쇼핑몰처럼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가게 많은 길' '컬러 쇼핑' 등도 관심을 끈다.

광고 플래시 등 이벤트 행사를 줄였고 메인화면도 정돈된 느낌을 준다.

제품 만족도를 %로 표기하는 것도 소비자 편의를 높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않아 접속(로딩)과 주문 등에 시간이 많이 걸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한 이용자는 "상품을 주문하는데 '고객센터에 문의하세요'라는 메시지가 몇 번 떴다"고 말했다.

상품 구색에서도 가전 PC 등의 판매 비중이 높고 의류 등 20~30대를 겨냥한 패션 제품은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경쟁사들의 '보이지 않는 손'도 '11번가'의 안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당초 가격비교 사이트와 계약을 맺어 G마켓,옥션 등의 제품까지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또 판매자가 '11번가'에 상품을 등록하면 경쟁사에 일일이 등록하지 않아도 자동 등록되는 '상품연동 서비스'도 경쟁사들의 제동으로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인터넷 순위조사업체 메트릭스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주(17~23일)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34만명 선.하루 300만명 안팎인 옥션이나 G마켓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회원과 방문자 수가 크게 늘어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노력 중이며 새로운 콘텐츠도 대거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