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대형 인수합병(M&A) 계약이 줄줄이 좌초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을 자금줄로 삼아 최근 수년간 번성해온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붐'이 고사 위기를 맞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 사모펀드인 베인앤캐피털과 토마스리파트너스가 씨티그룹 등 6개 투자은행을 뉴욕주 및 텍사스주 법원에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최대 라디오방송국 클리어채널커뮤니케이션을 190억달러에 인수키로 했으나 은행들이 당초 약속한 자금을 빌려주지 않아 인수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앞서 사모펀드인 JC플라워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이 공동으로 추진했던 미국 최대 학자금 대출업체 샐리매에 대한 255억달러 규모의 인수 계약도 지난해 말 무산됐다. 지난해 9월엔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와 골드만삭스캐피털이 하먼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즈 인수 계획을 취소했다.

이처럼 빅딜이 줄줄이 좌초하는 데엔 물주 노릇을 해온 헤지펀드들의 몰락도 한몫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운용실패로 문을 닫은 미 헤지펀드 자산 규모가 186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