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후보가 인사를 왔길래 따졌지.지역에 연고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공천을 받았냐고."(권상린·64)

박영선 통합민주당 후보와 고경화 한나라당 후보가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구로을 지역의 민심은 '격전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직은 차가웠다.

두 후보가 모두 전략공천자로 이렇다할 지역 연고를 갖고 있지 않은데다 고 후보는 지난 7일,박 후보는 26일에야 지역 사무소를 내는 등 지역기반을 닦을 시간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구로구청사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상명씨(48)는 "다른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거나 공천신청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사람 아니냐"면서 "평생 처음으로 투표에 불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두 후보 측은 모두 지역민들의 반감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10년 이상 이곳에서 산 사람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 외지인에 대한 반감이 분명히 있다"며 "후보의 추진력을 부각시켜 일 잘하는 이미지로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 후보 측 관계자는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공약을 제시해 토박이 못지않게 지역 실정을 이해하고 있는 모습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기반이 약하다 보니 양당 출신 지역 정치인들의 후광도 선거의 향방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구로을 현역의원은 통합민주당의 김한길 의원이며 구청장은 한나라당 출신이다.

이 지역에서 54년째 살고 있다는 김종혁씨는 "김 의원이 또 출마했으면 찍었을 거라는 사람이 많다.

김 의원이 밀어주면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송성권씨(39)는 "지금 구청장이 일을 잘해 한나라당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고 말했다.

총선의 최대 쟁점은 재개발 문제다.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승화씨(58)는 "공장지대였던 신도림동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연립주택이 많은 구로본동과 구로1,2동을 중심으로 주거여건 개선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가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