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네 모녀 피살사건 미스터리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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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11시 5분 방송될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전 야구 선수 이호성 씨와 관련된 네 모녀 피살 사건 미스터리의 공범 존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해본다.
지난 3월 8일, 경찰은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 모씨와 세 딸이 실종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던 이 사건에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씨가 연루되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이 씨로 보이는 남성이 다섯 차례에 걸쳐 아파트를 드나들며 대형 여행가방 4개를 싣고 나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게 됐다.
사라진 네 모녀가 단순 가출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비공개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결국 3월 10일 용의자 이호성을 공개 수배했지만 수배 하루도 지나지 않은 당일 오후, 한강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되었고 지문감식 결과 이호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날 밤, 실종 되었던 네 모녀의 시체 4구 또한 가방에 담긴 채 화순에 있는 이호성 부친 묘소 부근에서 발견됐다.
사건의 정확한 내막이 파헤쳐 지기도 전에, 피해자와 용의자가 모두 사망한 채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돈을 노린 이호성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 지었지만 사건 곳곳에 남겨진 몇몇 의문점들은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의혹 1 : 잔혹한 살인의 이유가 1억 7000만원 때문?
피해자 김 씨는 실종되기 사흘 전인 2월 15일 정기예금 1억 7000만원을 해지하고 이 돈을 현금으로 찾은 뒤 은행 5곳에 분산 예치시켰다.
그리고 실종 당일인 18일 오전, 분산예치 했던 예금을 모두 현금으로 다시 인출했다.
경찰은 김 씨의 계좌에서 현금으로 인출된 1억 7000만원이 이호성에게 전달되었으며, 이 씨의 범행동기가 금전 문제로 인한 단순한 경제적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호성은 여러 번의 사업실패와 사기 등으로 인해 이미 270억 원으로 추정되는 빚을 지고 있는 상태였다.
270억의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 채무 변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단지 1억 7000만원 때문에 이런 사건을 저질렀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이 되질 않는다.
또한 외출 중이던 큰 딸을 피해자 김 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불러낸 뒤 살인을 저지르는 치밀함까지 보이는데, 어린 자녀들에게까지 계획적이고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게 된 동기가 단순히 금전 문제에만 기인했다는 것은 상당히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의혹 2 : 단독 범행인가? 공범이 존재 하는가?
풀리지 않는 의혹은 더 있다. 네 모녀 실종 사건 발생 이틀 뒤인 2월 20일, 피해자 김 씨의 차량을 아파트에 두고 간 인물이 이호성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날 저녁 아파트에 차를 주차하고 사라진 남성은 건장한 이호성과는 다른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보인다.
경찰은 ‘걸음걸이가 이호성인 듯하다’는 피해자가 운영하던 가게 종업원의 진술과 촬영 각도에 따라 체격이 달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으로 CCTV에 찍힌 남성을 이 씨로 추정하고 있지만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제작진은 사건 당시 CCTV가 설치되었던 아파트 구조와 비슷한 환경에서 직접 실험을 해보았다.
과연 똑같은 사람이 카메라의 위치, 렌즈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찍히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만약 가능하다면 동일인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을 만큼 그 차이가 크게 나타날 것인가?
또한 제작진은 취재 도중 CCTV에 찍힌 사람이 제3의 인물일 가능성을 제시하는 흥미로운 증언을 확보했다.
주차장을 빠져 나가던 남자가 CCTV에 찍힌 시각은 저녁 8시 18분.
그 직후인 8시 30분경 인근에서 이호성을 목격한 사람에 따르면 이 씨는 CCTV에 찍힌 인물과 전혀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한다.
과연 이번 사건을 이호성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린 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인가?
-의혹 3 : 3년 전 실종된 동업자, 이호성과의 관련성은?
네 모녀 살인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중 이호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이는 과거의 실종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005년 8월, 이호성의 사업 자금 유치를 맡았던 동업자 조 모씨가 실종된 사건으로 그 당시 이호성은 용의자 신분으로 경찰의 내사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에게서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실종자 조 씨가 주변에 진 빚이 많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잠적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 수사를 종결시켰었다. 제작진과 만난 실종자의 부인 한 모씨는
실종 당일 남편이 이호성과 만난 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연락이 끊어졌으며 평소에도 자주 금전 문제로 다투었다는 점을 들어 이호성을 유력한 용의자라고 주장했다.
또한 조 씨가 살아 있다면 그가 유난히도 예뻐하던 딸이 눈에 밟혀서라도 절대 3년 동안 연락을 한 번도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 씨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변 지인들과 사건 담당 경찰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 사건 역시 이호성과 모종의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벌써 잊혀져 가는 '살인자가 된 4번타자'의 미스터리가 속시원히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디지털뉴스팀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지난 3월 8일, 경찰은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 모씨와 세 딸이 실종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던 이 사건에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씨가 연루되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이 씨로 보이는 남성이 다섯 차례에 걸쳐 아파트를 드나들며 대형 여행가방 4개를 싣고 나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게 됐다.
사라진 네 모녀가 단순 가출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비공개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결국 3월 10일 용의자 이호성을 공개 수배했지만 수배 하루도 지나지 않은 당일 오후, 한강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되었고 지문감식 결과 이호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날 밤, 실종 되었던 네 모녀의 시체 4구 또한 가방에 담긴 채 화순에 있는 이호성 부친 묘소 부근에서 발견됐다.
사건의 정확한 내막이 파헤쳐 지기도 전에, 피해자와 용의자가 모두 사망한 채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돈을 노린 이호성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 지었지만 사건 곳곳에 남겨진 몇몇 의문점들은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의혹 1 : 잔혹한 살인의 이유가 1억 7000만원 때문?
피해자 김 씨는 실종되기 사흘 전인 2월 15일 정기예금 1억 7000만원을 해지하고 이 돈을 현금으로 찾은 뒤 은행 5곳에 분산 예치시켰다.
그리고 실종 당일인 18일 오전, 분산예치 했던 예금을 모두 현금으로 다시 인출했다.
경찰은 김 씨의 계좌에서 현금으로 인출된 1억 7000만원이 이호성에게 전달되었으며, 이 씨의 범행동기가 금전 문제로 인한 단순한 경제적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호성은 여러 번의 사업실패와 사기 등으로 인해 이미 270억 원으로 추정되는 빚을 지고 있는 상태였다.
270억의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 채무 변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단지 1억 7000만원 때문에 이런 사건을 저질렀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이 되질 않는다.
또한 외출 중이던 큰 딸을 피해자 김 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불러낸 뒤 살인을 저지르는 치밀함까지 보이는데, 어린 자녀들에게까지 계획적이고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게 된 동기가 단순히 금전 문제에만 기인했다는 것은 상당히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의혹 2 : 단독 범행인가? 공범이 존재 하는가?
풀리지 않는 의혹은 더 있다. 네 모녀 실종 사건 발생 이틀 뒤인 2월 20일, 피해자 김 씨의 차량을 아파트에 두고 간 인물이 이호성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날 저녁 아파트에 차를 주차하고 사라진 남성은 건장한 이호성과는 다른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보인다.
경찰은 ‘걸음걸이가 이호성인 듯하다’는 피해자가 운영하던 가게 종업원의 진술과 촬영 각도에 따라 체격이 달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으로 CCTV에 찍힌 남성을 이 씨로 추정하고 있지만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제작진은 사건 당시 CCTV가 설치되었던 아파트 구조와 비슷한 환경에서 직접 실험을 해보았다.
과연 똑같은 사람이 카메라의 위치, 렌즈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찍히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만약 가능하다면 동일인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을 만큼 그 차이가 크게 나타날 것인가?
또한 제작진은 취재 도중 CCTV에 찍힌 사람이 제3의 인물일 가능성을 제시하는 흥미로운 증언을 확보했다.
주차장을 빠져 나가던 남자가 CCTV에 찍힌 시각은 저녁 8시 18분.
그 직후인 8시 30분경 인근에서 이호성을 목격한 사람에 따르면 이 씨는 CCTV에 찍힌 인물과 전혀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한다.
과연 이번 사건을 이호성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린 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인가?
-의혹 3 : 3년 전 실종된 동업자, 이호성과의 관련성은?
네 모녀 살인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중 이호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이는 과거의 실종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005년 8월, 이호성의 사업 자금 유치를 맡았던 동업자 조 모씨가 실종된 사건으로 그 당시 이호성은 용의자 신분으로 경찰의 내사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에게서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실종자 조 씨가 주변에 진 빚이 많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잠적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 수사를 종결시켰었다. 제작진과 만난 실종자의 부인 한 모씨는
실종 당일 남편이 이호성과 만난 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연락이 끊어졌으며 평소에도 자주 금전 문제로 다투었다는 점을 들어 이호성을 유력한 용의자라고 주장했다.
또한 조 씨가 살아 있다면 그가 유난히도 예뻐하던 딸이 눈에 밟혀서라도 절대 3년 동안 연락을 한 번도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 씨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변 지인들과 사건 담당 경찰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 사건 역시 이호성과 모종의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벌써 잊혀져 가는 '살인자가 된 4번타자'의 미스터리가 속시원히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디지털뉴스팀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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