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 후 백수가 된 형과 고시공부하는 지식인 백수 동생이 3년 만에 안동 종가집에 모였다. 세대간의 단절과 소통의 모습이 유쾌하게 펼쳐지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을 쓰고 연출하며 창작 뮤지컬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장유정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또 다시 눈길이 가는 이 작품은 실제로 종가집 며느리인 장유정이 결혼 후 안동 새댁으로 지내면서 보고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

제작사인 PMC프로덕션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대간의 화합을 주제로 정했다"며 "2005년초부터 꼼꼼하게 작업한 만큼 무대 장치와 의상까지 꼼꼼하게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가족들과 연을 끊은 이씨 종가의 형제 석봉과 주봉은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3년 만에 안동에서 만난다. 장례를 치르며 조의금 문제를 시작으로 숨겨둔 유산 등, 백수여서 더욱 강하게 다가오는 문제들로 형제들의 사이는 조금씩 벌어지게 된다.

묘령의 아리따운 여인의 등장은 형제 간 갈등을 더욱 유치하고 찬란하지만 치열하게 뻗어나가는데 일조한다.
창작뮤지컬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한국 전통 종갓집을 배경으로 한 것과 더불어 극중 전통 장례식, 유림에 관한 내용이 새롭다. 뮤지컬 [하드락 카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와이키키 브라더스], [싱글즈] 등의 음악을 맡았던 장소영이 전통 음악을 기본으로 하며 샹송, 탱고, 힙합, 자이브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담았다.

출연 배우들도 알짜다. 형 석봉역은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에서 정신연령 일곱살짜리의 연기를 탁월하게 해낸 박정환이 맡았고 동생 주봉역엔 뮤지컬 ‘헤드윅'과 ‘펌프보이즈'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송용진, ‘알타보이즈'와 ‘젊음의 행진'에 얼굴을 비추며 스타 탄생을 예고한 정동현이 나란히 캐스팅됐다. 두 형제가 한눈에 반한 미모의 여인엔 뮤지컬 ‘햄릿'과 ‘화장을 고치고'의 이주원이 낙점됐다. 죽음과 삶, 전통과 진보, 가족과 사회 등 화합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이번 작품은 6월 8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계속된다.

4만원. (02)738-8289

디지털뉴스팀 김계현 기자 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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