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신바람을 탔다.

LG전자,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주력 계열사들이 일제히 '깜짝 실적'을 내면서 경쟁 업체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그룹의 맏형인 LG전자는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의 '쌍끌이 호조'로 이미 1분기에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LG그룹이 최근 몰라보게 강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불안 요소 제거에 경영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결점이 적은' 기업으로 변신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창립 61주년을 맞은 LG그룹이 어떻게 체질개선에 성공했을까.

외환위기 이후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답이 보인다.

1997년 외환위기 발생 이후 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어려움의 종류는 비슷했지만 극복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달랐다.

LG는 '대수술'이라는 힘든 길을 택했다.

대수술은 1999년 시작해 2003년 마무리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전 단계 작업으로 외자유치와 기업공개에 집중했다.

해외 우량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내기업 중에선 가장 많은 67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튼튼한 수익구조를 갖춘 LG생활건강을 비롯해 7개 미공개 우량 계열사를 상장시켜 경영 투명성도 강화했다.

다양한 영역에 걸쳐 놓았던 '문어발 다리'를 자르는 작업도 병행했다.

1999년에는 LG화재(현재 LIG손해보험)를,2000년에는 LG벤처투자와 아워홈을 각각 그룹에서 분리했다.

LG그룹은 2003년 3월 지주회사인 ㈜LG가 출범하기까지 5년여 동안 개혁에 나서 지배구조를 획기적으로 단순화하고 투명화하는 데 성공했다.

대주주는 지주회사 주식을 안정적으로 소유하고 지주회사는 자회사에 대한 출자와 전체적인 사업포트폴리오 관리,자회사 CEO에 대한 인사만을 담당하게 됐다.

2003년 LS그룹,2005년 GS그룹 등을 추가 분리해 그룹의 구조를 더욱 단순화했다.

2005년엔 'LG 웨이'를 선포하며 두 번째 변신에 돌입했다.

지금까지의 체질개선 작업이 외형적인 구조조정 중심이었다면 새로운 개혁은 계열사의 '내공'을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LG 웨이'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 존중의 경영'을 집약한 새로운 비전을 의미한다.

고객 중심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이 'LG 웨이'의 핵심이다.

'LG 웨이' 선포 이후 보수적인 기업 문화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방향으로 확 바뀌었다.

'LG 웨이'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2006년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 등 주력 계열사 3인방은 2007년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사상 최대의 매출과 이익도 거뒀다.

지난해 돋보이는 변신의 원동력은 바로 'LG 웨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