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스피드 경영 강조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현장 속에 답이 있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과감히 관행 벗어나라

'한 마리의 사자가 이끄는 100마리의 양이 한 마리의 양이 이끄는 100마리의 사자보다 낫다.'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말은 기업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CEO의 강력한 리더십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강한 기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LG그룹 계열사의 CEO들은 업계에서 '사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더로서 자신의 능력을 실적으로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을 이끌고 있는 김반석 부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LG화학에 몸담아온 정통 화학맨이다.

김 부회장은 2006년 CEO로 취임한 이후 스피드 경영을 강조해 왔다.

속도가 두 배면 성과는 네 배가 되지만 반대로 속도가 2분의 1이 되면 성과는 4분의 1로 줄어든다는 것이 스피드 경영의 요체다.

스피드 경영이 추진되면서 회사 구석구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임직원들 사이에 '목표는 반드시 달성돼야 하는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졌다.

변화는 경영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확실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LG그룹의 '보물'이다.

취임 후 1년여 만인 지난해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탄탄한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권 사장의 성공 비결은 현장 경영이다.

그는 해외 출장 같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화요일과 수요일은 파주공장,목요일과 금요일은 구미공장을 돌며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현장 업무를 직접 처리해 보고 대리나 과장에게도 보고를 받는다.

'CEO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회사가 바로 선다'는 것이 권 사장의 지론이다.

그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구본무 회장의 'LG 웨이'를 정확히 실천하는 인물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정 사장은 입버릇처럼 모든 일을 '제로 베이스(zero base)' 관점으로 돌아가 현재 고객에게 얼마나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존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새로운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 사장의 이 같은 경영 철학은 '1페이지 보고서 운동'에 그대로 드러난다.

상사에게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보고서를 여러 장 만드느니 한 장으로 만들어 시간을 절약하고,그 시간을 고객에게 어떻게 하면 제대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데 쓰라는 뜻이 담겨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