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 동양화학 한솔 농심 태영 한국타이어 오리온 등 올해 자산 규모가 2조~5조원인 20개 그룹이 상호출자와 채무보증 금지 규제에서 풀려난다.

이와 함께 출자총액제한 제도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기업들의 투자가 대폭 늘어나고 인수ㆍ합병(M&A)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금지 규제를 받는 기업집단을 자산 2조원 이상에서 5조원 이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규제를 받는 기업은 지난해 61개에서 올해 41개로 크게 줄어든다.

공정위는 공기업 그룹을 제외하면 사실상 30개 그룹만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6월 말 법 개정을 통해 출총제를 폐지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규모 기업집단의 출자 현황 등에 대한 공시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주회사 규제 중에서는 지주회사 부채비율 200% 제한과 비계열사 주식 5% 이상 보유 금지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둘 때 지분율 요건도 현행 100%에서 30% 이상으로 완화한다.

하지만 비금융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지분 소유 금지 등 사전 규제를 그대로 둬 지주회사 역차별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아울러 M&A 신고 기준을 자산 또는 매출액 1000억원 이상에서 2000억원 이상으로 높이고 직권조사와 현장조사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실시하는 등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직권조사는 법 위반 혐의가 짙거나 소비자 피해가 큰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현장조사도 서면조사로 부족할 때만 진행한다.

이 밖에 유류 은행수수료 학원비 등 물가 상승 분위기에 편승해 담합 우려가 큰 분야를 집중 감시하고，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 요인이 납품 단가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근거를 하도급법에 도입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올해 정책 집행의 방향을 대기업 집단 시책 중심에서 경쟁 촉진 중심으로,사전적 규제 중심에서 시장 친화적 제도 및 법 집행으로 각각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공정거래를 활성화시켜야 기업과 시장이 활성화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이제까지 공정위 역할은 오히려 기업활동과 시장경제를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대기업 규제를 없애지 못한 것은 포퓰리즘 측면도 있었다고 본다"며 경제정책 추진시 여론 주도 필요성도 제기했다.

정재형/홍영식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