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초콜릿폰이 최근 세계 판매 1800만대를 돌파했다.

2005년 11월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뒤 3년 남짓 만에 얻은 대기록이다.

전 세계 100여개국에 출시된 초콜릿폰은 지난해 4월 중순 1000만대 판매를 돌파,LG전자의 첫 번째 '텐밀리언 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LG전자가 초콜릿폰의 기획에 착수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초.기존 휴대폰과 달리 소비자에게 감성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휴대폰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LG전자는 초콜릿폰을 만들기 위해 조직 자체를 변화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그동안 제품 연구ㆍ개발은 기술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으나 초콜릿폰은 기획 단계부터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에 기술을 맞추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손 안에 들어가는 오십(50)cc짜리 휴대폰'을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초콜릿폰 개발 프로젝트팀은 '손오공'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손오공 팀은 블랙 컬러에 사각형이라는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 안에 소비자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을 반영한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초콜릿폰이다.

심플함을 강조하면서도 감성적 디자인을 적용한 초콜릿폰은 당시 기능 위주의 휴대폰과는 또 다른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초콜릿폰이 전 세계적으로 1800만대 이상 팔리는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은 디자인과 함께 마케팅의 성과도 있었다.

LG전자는 초콜릿폰 출시 시점에 유행을 창출하기 위해 입소문을 통한 시장 확대를 꾀했다.

일례로 LG전자는 영국 축구선수 웨인 루니의 여자친구인 콜린 맥러플린,미국 유명 팝가수 리한나 등 유행을 선도하는 연예ㆍ패션계 명사들을 홍보대사로 선정해 이들을 통해 초콜릿폰을 노출시키는 스타 마케팅을 적극 활용했다.

또 초콜릿폰의 기본 디자인은 유지하면서도 조금씩 변화를 시도한 후속작들을 내놓았다.

지난해 7월 미국시장에선 음악 기능을 강화한 '뉴 초콜릿폰'을 출시했고,10월에는 일본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NTT도코모를 통해 일본식 초콜릿폰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초콜릿폰은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기록되고 있다.

초콜릿폰 개발을 담당했던 주역들도 파격적인 보상을 받았다.

초콜릿폰의 개발부터 성공까지 진두지휘를 맡았던 당시 안승권 MC연구소장은 현재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장이 됐다.

초콜릿폰을 직접 디자인한 차강희 상무도 당시 책임연구원에서 임원급으로 승진했고,한국 사업을 담당했던 마창민 상무는 해외 마케팅을 총괄하게 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