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의 핫머니 위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중국 내로 핫머니 유입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핫머니 유입액은 900억달러가 넘는다.

매달 평균 300억달러에 달하는 핫머니 유입 속도를 감안하면 다음 달 안으로 지난 한 해 유입액인 117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금융 위기를 경험한 국가들의 위기 전 핫머니 유입 속도와 비교해 보면 가장 빠른 편이다.

핫머니 유입의 이론적 근거는 통화 가치를 감안한 피셔의 국제 간 '자금이동설(m=rd-(re+e),m:중국 내 핫머니 유입액,rd:중국 금리,re:다른 국가 금리,e:위안화 환율 변동분)'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중국의 금리가 위안화 절상을 감안한 다른 국가의 금리보다 높을 경우 핫머니는 중국 내로 유입된다.

금리차와 환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중국은 긴축정책의 일환으로 금리 인상과 위안화 절상을 동시에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여 핫머니가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은 더 성숙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금리가 추가적으로 내리고 달러 가치가 더 약세가 될 향후 3개월 동안은 중국 내로 핫머니가 유입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조건이 충족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핫머니가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1997년 한국 등이 경험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점이다.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위기진단지표를 통해 알아본다.

골드스타인은 한 나라의 위기 가능성을 단기적인 채무이행 능력을 보는 단기 통화방어능력,중장기적인 위기방어 능력에 해당하는 해외 자금조달 능력과 국내 저축능력,자본유출 가능성을 보는 자본유입의 건전도,그리고 경제의 거품 여부를 알 수 있는 자산인플레 정도 등으로 판단한다.

올 2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조5000억달러를 넘어 단기적인 통화방어 능력은 충분하다.

비록 올 들어 무역흑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경상수지 흑자가 매월 200억달러 이상 쌓이고 있고, 외국인 직접투자가 꾸준히 유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위기방어 능력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시계열' 자료를 놓고 본다면 골드스타인의 위기진단 지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경기적인 측면에서 2004년 이후 긴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지만 자산시장에 낀 거품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는 상태다.

또 중국 내 외국인 비중이 높아질수록 경제시스템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력이 약해진다는 점도 주목된다.

만약 중국이 금융위기를 겪는다면 어떤 형태를 띨 것인가.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금융위기는 '외화유동성 위기→금융시스템 위기→실물경기 침체'의 수순을 거친다.

과거 경험을 보면 개도국은 외화유동성 위기 단계에서,선진국은 금융시스템 위기 단계부터 시작된 것이 관례다.

따라서 중국은 단기간에 핫머니 이탈에 따른 외화유동성 위기와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갈수록 건전성이 떨어지는 금융시스템 문제는 사회주의 국가들이 '외연적(extensive) 성장단계'에서 '내연적(intensive) 성장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을 얼마나 잘 극복할 수 있느냐에 좌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