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갤러리] 이해인 ‘아름다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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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이야기를
아주 유심히 들어주며
까르르 웃는 이의 모습
동그랗게 둘러앉아
서로 더 먹으라고 권하면서
열심히 밥을 먹는 가족들의 모습
어떤 모임에서 필요한 것 챙겨놓고
슬그머니 사라지는 이의 겸허한 뒷모습
좋은 책을 읽다가 열심히 메모하고
밑줄을 그으며
뜻깊은 미소를 짓는 이의 모습
조용히 고개숙여 손님이 벗어놓은 신발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이의 모습
"저기요.
사진 하나 찍어주세요!"
갑자기 부탁을 하였을 때도
귀찮아하지 않는 웃음으로
정성 다해 사진을 찍어주는 이의 모습(…)
-이해인 '아름다운 모습'부분
또 있다.
봄볕 내리는 공원벤치에 앉아 담소하는 노부부.만개한 목련꽃 아래로 몸 보다 큰 책가방 메고 재잘거리며 지나가는 아이들.사과 몇 개 든 봉지를 품에 안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하는 퇴근길 가장…이런 모습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많아야 좋은 세상이다.
작은 것을 바라고,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상처를 주면 안된다.
절대로 안된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