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달고나' 등으로 유명한 공연기획사 PMC 프로덕션의 새 창작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한국적 색깔이 물씬 풍기는 작품이다.

어머니에 대한 아련한 향수에서부터 아버지의 말없는 사랑까지 전형적인 한국의 부모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작품을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익숙한 내용일지라도 재미와 감동이라는 기본적인 덕목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안동 이씨의 종갓집을 지키던 춘배가 죽은 다음 날 상가에 그의 두 아들 석봉과 주봉이 나타난다. 석봉은 주식투자 등으로 가산을 탕진한 백수이고 주봉은 고시를 핑계로 세월만 보내는 무기력한 인물이다. 이들은 아픈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지 않아 죽게 내버려뒀다는 이유로 3년 동안 고향과 인연을 끊은 상황.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는 미모의 여인 로라로부터 아버지에게 '당첨된 로또복권'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집안을 뒤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음악은 젊은 관객을 겨냥했기 때문인지 힙합,보사노바,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있다. 소극장 뮤지컬이니 만큼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며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석봉과 주봉을 맡은 박정환과 송용진의 연기도 좋지만 1인 2역 이상을 소화해 내는 이주원,추정화 등 조역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에서 가창력까지 흠잡을 데 없다.장면 전환이 너무 많아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관람료 대비 만족도는 어느 대형 뮤지컬 못지 않을 것 같다. 6월8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전석 4만원. (02)738-8289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