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삼성증권은 금융위기에 취약한 잠재국가로 경상수지 적자와 캐리 트레이드 투자 대상 국가를 지목했다.

삼성증권 이석진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금융위기의 매개체일 뿐 근본원인은 캐리 트레이드에 이은 금융권의 과도한 레버리지 활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아이슬란드를 그 예로 들었다.

그는 "과거 해외 투자자들이 저금리 국가의 통화로 돈을 빌려 고금리의 아이슬란드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캐리 트레이드)이 횡행했다"며 "아이슬란드 은행은 이런 자금을 이용해 레버리지를 일으켜 더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곳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해외투자자들이 급속하게 안전자산으로 회귀하며 자금을 회수하자, 레버리지를 일으켰던 아이슬란드 은행들이 헐값에 투자자산을 처분해 막대한 손실을 입게됐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경제규모가 작고 외환보유고가 많지 않은 아이슬란드의 외환위기 사태는 국가 부도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상적자 규모가 큰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미국이 GDP 대비 5~6%의 경상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비해 아이슬란드의 경우 GDP 대비 두자리수가 넘는 막대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펀더멘털 측면에서 위험수준이라는 것.

이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경상적자를 기축통화와 안전자산인 국채를 이용한 자본수지 흑자로 상쇄할 능력이 있지만 아이슬란드는 그럴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봤을때 단기외채와 경상수지 적자수준이 높은 국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불똥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표 국가로는 터키와 동유럽의 헝가리, 체코, 폴란드, 호주, 뉴질랜드를 꼽았다.

한국의 경우 최근 경상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경제 규모와 2000달러가 넘는 달러보유고를 감안할 때 취약 국가로 보기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