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한달만에 되찾은 1700선에 대한 지지력을 시험하고 있다.

지난주 모처럼 '사자'를 보이며 증시 분위기를 들뜨게 만들었던 외국인들이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서고 있고, 투신도 사흘만에 순매도를 나타내며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길게보면 시장이 추세 반전에 들어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고 있지만 아직은 동력이 부족한 모습이다.

우리투자증권은 31일 "2월에 이어 월간 기준으로 양선이 연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상승 흐름은 지난 2월 반등과 달리 추세적인 변화의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분위기가 매도 클라이막스는 완전히 극복하고 있는 양상이며, 기술적 분석상 전형적인 상승 반전 패턴도 관측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증권사 이윤학 연구위원은 "코스피 지수가 지난 연말 이후 처음으로 60일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서고 있다"면서 "지수가 1700선에 안착할 경우 지난 11월 이후 진행돼 온 하락추세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중 박스권을 상향 돌파할 것이란 견해를 유지.

한양증권은 美 금융업체들의 추가 상각과 같은 돌발 변수나 글로벌 경기 우려, 국내외 기업 실적의 둔화 가능성 등 부담 요인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신용경색 리스크가 완화되고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반등 여건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코스피 지수가 1차적으로 1740포인트까지 반등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목표치 상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외변수들이 유발하는 급락이 나타날 경우 매수 후 단기 보유를 통해 주가 복원력을 기다리는 전략도 유효할 것으로 판단.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박스권 상단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주엔 주 후반으로 갈수록 해외 변수들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시장의 체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여서 내부적인 동력만으로는 상승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라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일단 지난주 발표된 2월 내구재 주문이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美 경기침체 문제가 여전히 짐으로 남아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줬다.

이번주 중반 이후 ISM 제조업지수나 고용지표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동부증권은 일본의 산업전망도 악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를 억누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경색 위기 완화가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를 불러왔지만 완전한 복귀를 위해선 몇가지 추가 요건들도 필요하다.

아시아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특별히 한국 주식만을 매수하거나 비중을 높이 가져가고 있지는 않다.

외국인들이 추가적으로 한국 주식을 매수하려면 일단 미국의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아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아직은 미지수이다.

지난 2004년 7월 이후 전세계 주식시장의 주당순익 대비 한국 기업들의 주당순익 추정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차익실현을 자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기업들의 이익 매력도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IT와 자동차 등의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이익 매력도가 회복될 수 있는 좋은 시점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올지,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을 확실히 넘어설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할 일이다.

다만 저점에 대한 신뢰는 점차 커지고 있고 1분기 어닝시즌이 다가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잠시 실적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대한 판단은 잠시 접어두고, '숲보다 나무'를 보는 전략을 취하는 것도 마음편한 방법이 될 것 같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