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더 강해졌다.

올 시즌 첫 출전한 HSBC챔피언스에서 2위와 11타 차로 우승하더니 31일(한국시간) 끝난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에서도 이지영을 7타 차로 제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72홀 코스 레코드도 세웠다.

타이거 우즈처럼 동반 라운드하는 다른 선수들이 제풀에 무너지는 '오초아 공포증'까지 생겼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100야드 웨지샷'을 집중 연습한 것이 오초아가 강해진 이유라고 분석한다.

그는 올해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6주간의 동계 훈련에서 매일 일곱 시간씩 샷 연습을 했다.

특히 오전 7시 연습을 시작하자마자 오전 10시30분까지 쉬지 않고 100야드 웨지샷을 했다고 한다.

연습 시간의 절반인 3시간30분씩을 '100야드 어프로치샷'에 할애한 셈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초아의 장기는 130~135야드 거리에서 치는 9번 아이언샷이었다.

이 샷을 할 수 있는 거리에 들어오면 대부분 홀 주변 2~3m 이내에 볼을 떨궈 버디를 잡아냈다.

그러나 100~125야드 이내에서의 피칭 웨지나 50도 웨지샷은 들쭉날쭉했다.

게다가 드라이버샷 거리가 전년에 비해 10야드가량 늘어나면서 피칭 웨지나 50도 웨지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이에 따라 100야드 이내 샷을 또 하나의 무기로 만들기 위해 '칼'을 갈았던 것.

오초아가 시즌 첫 출전한 HSBC챔피언스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도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던 웨지샷 덕이었다.

이 대회에서 그는 130야드 지점에서 9번 아이언으로 샷을 해 8개의 버디를 낚은 데 이어 115~125야드 지점에서 웨지 샷으로 5개의 버디를 추가했다.

4라운드 내내 잡은 버디 23개(보기 3개) 가운데 13개가 모두 115~130야드 지점에서 나온 것이다.

놀라운 것은 웨지로 친 어프로치샷이 대부분 홀 2m 안팎에 떨어졌다는 점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슈퍼스티션마운틴GC(파 72·6662야드)에서 열린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에서도 오초아의 웨지 샷은 빛났다.

특히 3라운드에서 기록한 5개의 버디 가운데 3개가 웨지 샷에서 나왔다.

모두 홀 2m 안쪽에 붙여 버디로 연결시켰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웨지 샷이 고비 때마다 진가를 드러내며 8개의 버디 가운데 4개를 웨지로 획득했다.

1라운드 7번 홀과 15번 홀에서 잠시 웨지 샷이 흔들렸으나 라운드가 끝난 후 바로 연습장으로 달려가 웨지 샷을 가다듬어 2라운드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오초아는 이번 대회에서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2위 이지영(23·하이마트)을 멀찍이 따돌리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를 보태 상금 랭킹도 1위(55만5550달러)로 도약했다.

한국(계) 선수는 '톱10'에 5명이 진입했으나 18개 대회 연속 무승의 '불명예 기록'을 이어 나갔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