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본사를 불법 점거하는 등 강성투쟁을 벌여온 포항건설노조가 노사평화를 선언해 노동계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는 포스코 창립 40주년을 하루 앞둔 31일 포항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까지 보여온 분열과 대립의 파괴적인 집단에서 탈피해 포스코와 회사 측에 대한 공격적인 행위들을 일절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또 "올해는 포항시가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의미있는 한 해이고 포스코도 창립 40주년을 맞아 새로운 발전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노조도 이에 발맞춰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남도록 평화적인 집단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내에서 철근 비계 등 각종 건설 관련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포항건설노조는 2006년 7월 발주사인 포스코 포항제철 본사를 9일간 불법 점거하는등 총 83일간의 장기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포스코 업무가 마비되고 포스코 철강 경쟁력의 핵심 시설인 파이넥스 공장 건설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이 사태 직후 포스코는 노조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과 포항제철 출입금지 등의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가 지난 2월 노사화합 차원에서 노조 집행부 등 강성 노조원 31명에 대해 포항제철소 출입금지를 전면 풀면서 양측 간 갈등 관계는 급속히 사라져 갔다.

포항건설노조 박신용 지부장은 "출입금지를 전원 해제한 포스코에 감사하며 포항지역 사회가 파업 도시란 오명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포항건설노조의 이 같은 노사평화 선언은 지난해 8월 울산 포항 광양 충남 등 4개지역 건설플랜트 노조가 비정규직 노조로는 처음으로 전국적 단일 노조로 출범한 후 올해 강력한 연대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이뤄져 임단협을 앞둔 민노총 등 노동계의 투쟁 방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포항 건설노조의 노사 평화 선언은 창립 40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물론 포항지역 경제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