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적으로 경제살리기 백날 외쳐 봐야 소용없어요. 법적으로 뒷받침해야지."

새 정부 화두인 경제 살리기를 위해 법개정 실무 총사령탑을 맡은 한상대 법무부 법무실장(49·사시 23회)의 말이다.

최근 인사에서 검사장급 이상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대부분 교체됐지만 한 실장은 유임됐다.

그를 '법무부 최고의 법 이론가'라고 극찬하는 김경한 법무부 장관의 강력한 권유에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법무부 검찰국 검사,인권과장,국제법무과장,법무심의관을 두루 역임하는 등 법무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법무심의과,국제법무과,상사법무과 등을 산하에 두고 기업 경영을 법적 측면에서 지원하는 법무부 '두뇌집단' 법무실을 2년 연속 이끌게 된 이유다.

포이즌 필 등 기업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에 앞장 선 상사법무팀을 작년 11월 과로 격상시킨 데도 그의 공이 컸다.

한 실장은 통역 없이도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영어에 능통하다.

1988년 미국 SMU대학 LLM(법학 석사) 과정을 마친 데다 1994년 주미 한국대사관 초대 법무협력관으로 재직한 경험 때문이다.

그는 "경력이 있는데 통역 대동하는 일이 생기면 창피해서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항상 영어를 가까이하려고 노력했다"며 "앞으로 검찰이나 법무부에서도 국제통이 잘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대하는 사람도 예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스스럼 없이 대하는 소탈한 성격과 '옆집 아저씨' 같은 외모는 또 다른 특징.고위 간부답지 않게 점퍼를 걸치고 집무실을 직접 청소하는 경우가 많아 방문객들이 오인할 때도 많다는 후문이다.

서울지검 남부지청을 시작으로 대전지검·고검,춘천지검,청주지검,수원지검,부산지검,인천지검,광주고검 등 전국 검찰청을 두루 거쳤다.

2001년 6월부터 2003년 3월까지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서울지검 형사 8부장,3부장,1부장을 연달아 맡기도 했다.

한 실장의 장인은 육사 출신으로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박정기 국제육상연맹 집행이사(73)다.

부친이 변호사였으며 장녀가 사법시험을 준비 중이어서 3대째 법조인 가문도 멀지 않았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