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간판 종목들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증시가 바닥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1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다음주부터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됨에 따라 이들 종목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올릴 경우 주가가 미국발 악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1일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시가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올린 사례는 50건에 이른다.올해 실적 턴 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작년 말 이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일부 조선,철강주들도 상향 조정 대열에 동참했다.

IT주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은 LG전자에서 최근 삼성전자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분위기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부문 회복과 액정표시장치(LCD)사업의 견조한 성장 등에 힘입어 4년 만에 10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73만원에서 7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는 우리투자증권 외에 7개사가 동참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 80만원을 제시하며 분석을 시작했다.또 LG전자 목표주가는 대부분 12만원대에서 15만원 안팎으로 수렴된 상태다.

자동차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현대증권은 이날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려잡았다.조수홍 연구원은 "신차효과와 환율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인 2조1850억원보다 훨씬 높은 3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며 목표주가 상향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이 밖에 한국투자증권과 흥국증권은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목표주가를 최근 올렸다.

지주회사 관련주도 주목받고 있다.유진투자증권은 두산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22만원으로 높여잡았다.김장환 연구원은 "두산은 지주회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두산중공업 등 자회사 지분가치뿐 아니라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과 신규 인수·합병(M&A),상표권 가치 등이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우리투자증권은 "자회사 실적 개선과 손자회사 상장 등의 재료가 있는 LG의 향후 성장성이 높다"며 목표주가를 10%가량 높였다.

리먼브러더스는 이날 코스닥 대장주인 NHN의 목표가를 25만1000원에서 26만7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리먼브러더스는 "NHN 주가가 작년 11월9일 최고가 이후 30% 정도 하락해 현 주가는 대단히 매력적"이라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조정했다.또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로 실적 악화세를 보인 구글 등과 NHN은 다를 것"이라며 "전체 상장 주식의 2.7%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발표도 주가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예당온라인네오위즈게임즈 등 게임 관련 업체들도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예당온라인 목표주가를 기존 1만7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신규 게임인 프리스톤테일2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데다 2006년 1분기 시작된 사상 최고 수준 매출 기록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이에 앞서 KB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은 네오위즈 목표주가를 10%씩 높였다.이 밖에 에스에프에이 메가스터디 티에스엠텍 등도 주목할 만한 업체로 꼽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