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비은행(증권·보험) 지주회사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계열의 자회사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일반 지주회사는 은행을 제외한 금융 자회사를 보유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화 동양 등 주요 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속도를 받게 됐다.

정부는 또 사모펀드(PEF)와 연기금의 은행소유 규제를 완화하고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한도(4%)를 확대하는 방안도 연내에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3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비은행지주회사가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비금융회사'를 둘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반 지주회사도 비은행 금융자회사를 보유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따라서 금산분리의 벽에 막혀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못했거나,기존의 금융계열사를 강제 처분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던 그룹들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의사가 비교적 분명한 한화 동양 등은 비금융 자회사를 그대로 둘 수 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비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한 SK와 CJ는 금융자회사인 SK증권이나 CJ투자증권을 팔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규제 철폐는 PEF와 연기금의 소유규제 완화(1단계)와 산업자본의 은행소유한도 확대(4%에서 10%로,2단계)를 올해 안에 추진하고,중장기적으로는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규제를 폐지하고 개별적 심사·감독 방식으로 전환(3단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또 산업은행의 경우 대우증권 등 자회사를 묶어 연말까지 지주회사로 전환해 내년부터 2012년까지 지분 49%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메가뱅크(우리금융 기업은행 산업은행을 묶는 방안)까지 포함해서 4월에 논의하자"며 "규모 면에서 경쟁력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니 우리은행 등도 포함해서 같이 검토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